[국감]'당근과 채찍' 소방청 들었다 놓은 행안위 국감(종합)

[the300]삼성전자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한국당 의원들 침묵하기도

조종묵 소방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소방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0.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에서 열린 소방청 국정감사에선 의원들의 당근과 채찍이 번갈아 오갔다. 고질적인 인력부족과 열악한 환경에 시달리는 소방청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취약한 화재예방·안전관리를 성토하는 질의가 이어졌다.

지난 7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저유소의 폭발사건이 첫번째 채찍을 받았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방시설 전문가들과 함께 국감 전날인 14일 고양저유소를 현장시찰한 결과를 공개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폭발한 저유소 외에 인근 저유소의 안전관리 또한 부실했다. 완전히 막혀있어야 할 통기관이 들떠 있었고 인화방지망 또한 모서리 쪽이 뜯겨져 있었다. 특히 정상 포소화설비가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권 의원은 "포소화설비는 폼을 섞은 물을 분사해 질식소화를 시키는 소화장비다"며 "화재 초기 진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장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재가 난 탱크는 지름이 28.4m로 현행 '위험물안전관리에 관한 세부기준'에 따르면 5개의 포소화설비가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992년에 해당 탱크가 설치됐을 당시에 기준은 2개였다. 그는 "이번 사고 당시 포소화설비 1대가 폭발의 영향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이 초기 진화 실패의 한 요인이었다"며 "만약 현행 규정대로 5대가 설치됐다면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9월4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누출사고에 두번째 채찍질이 가해졌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안전부문 최고책임자)와 김신 기흥사업장 자체소방대장이 집중타겟이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단 한 명도 질의하지 않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6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유출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6-3라인 지하1층 기계실에서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유출돼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2018.9.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9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내 6-3라인 지하 1층 소화설비 이산화탄소 밀집시설에서 협력업체 소속 3명 등 세 사람이 쓰러진채 발견됐다. 이들 3명은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2명이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가스통과 연결된 밸브가 파손된 것이 이산화탄소 누출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당시 사업주의 119신고가 약 70분이 늦어지며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과 관련,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고가 너무 늦었다"며 "사고발생 직후 자체구조대가 출동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방서 신고도 병행해 이뤄져야 하지 않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신 자체소방대장은 "사고초기엔 환자발생 유무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사고자 구조에 집중하느라 전인력이 투입됐다"고 해명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이번 기흥사고를 보면 경종벨이라는 비상벨이 지하1층부터 6층까지 모두 정지됐다"며 "사고일부터 5일동안 정지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부사장과 김 소방대장은 "확인이 필요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홍 의원은 "이런 사고가 2013년, 2014년에 반복됐고 이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협력업체 직원들"이라며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해 대우해주고 위험의 외주화를 더이상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실컷 두들겨맞은 소방청에 단비같은 질의도 이어졌다. 화재사고의 전문성을 갖춘 소방청의 수사권한을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화재수사권 조정'이 대표적이었다. 홍 의원은 "현장에서도 소방보다 경찰이 주도권을 갖고 행사한다"며 "경찰이 제출한 국과수 보고서는 (법정에) 제출하지만 소방의 화재결과보고서는 경찰이 채택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재전문성이 있는 소방의 의견이 사실상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경찰이 판단하면서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같은 국립소방연구원 설립을 통해 전문성을 키우는 안을 제시했다. 조종묵 소방청장도 홍 의원의 질의에 대부분 긍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안위 간사인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소방청 내 소방장비국 신설을 강조했다. 조직의 효율성·체계성 등을 위해 소방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였다. 이 의원은 "인력지원기능도 중요하지만 효율적 장비관리와 지원이 중요하다"며 "국회도 도울테니 소방청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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