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에서 '프란치스코' 예습한 文대통령, 佛에서는 '레 블뢰'

[the300]영화 '프란치스코' 기내 깜짝 상영…김정숙 여사 푸른색 정장 눈길

파리(프랑스)=김성휘 기자, 최경민 기자 | 입력 : 2018.10.14 15:14

"대통령께서 추천하신 '프란치스코' 영화를 지금부터 뉴스 채널을 통해 상영하겠습니다."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수행단을 태운 공군1호기가 성남 서울공항을 이륙한 지 약 두 시간 반 만에 객실사무장이 이같은 내용을 방송했다. 7박9일 동안의 유럽 순방을 위해 프랑스 파리로 떠나던 비행기였다.

객실사무장의 방송 직후 좌석별 모니터의 '뉴스' 채널에서 영화 '프란치스코'가 상영되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오는 18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였다.

영화 '프란치스코'는 당초 전용기에 마련된 영상 목록에는 없던 영화다. 대통령비서실에서 문 대통령에게 추천을 했고, 기내에서 영화를 먼저 본 문 대통령은 "수행단도 이 영화를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다. 이에 특별히 방송이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의 상영시간(약 2시간)을 고려했을 때 문 대통령은 이 영화를 공군1호기가 이륙한 직후부터 봤던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모자라 참모들, 수행 기자단까지 모두 이 영화를 통해 이번 바티칸 일정을 '예습'할 것을 권한 것이다.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을 준비해왔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유럽 순방에서 한반도 평화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정인 셈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승낙을 한다면 역사적인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수 있다. 북측의 개방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천명하는 계기가 됨은 물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협상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데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와대의 기대치는 높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확실한 입장(초청)을 표시했기에 과거의 어려움을 되풀이 안 할 수 있다.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한반도와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많이 표명했다. (답변을)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13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오를리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프랑스 국빈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등,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하는 게 목표다.

'문재인표 외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감성 외교'로 프랑스 측의 마음을 사는 시도가 우선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 땅을 밟은 직후부터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했고, 부인 김정숙 여사도 푸른색 정장을 입었다. 푸른색은 문 대통령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지만, 프랑스를 대표하는 색이기도 하다. 프랑스 축구 대표팀의 애칭도 파란색을 의미하는 '레 블뢰(Les Bleus)'다.

특히 김 여사의 푸른색 정장은 한인 입양인 출신의 프랑스인 디자이너 루시 브로차드씨가 한국-프랑스 양국의 우호와 교류를 상징하기 위해 만든 옷이었다. 브로차드씨는 "2년 전에 한-불 상호 교류의 해였고, 그때 서울에서 컬렉션을 했다. 파리와 서울의 연결을 오마주하기 위한 상징으로 컬렉션의 주제를 잡았다"며 "김정숙 여사가 제 옷을 입고 이번에 온 것은 양국 간의 상호 교류를 확장하는 그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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