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난시대', 고질적 인력부족·정신질환 시달려

[the300]국민안전 지키는 소방관의 안전이 위협받는 역설

/사진=소방청 홈페이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소방의 소명입니다'

소방청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올라와 있는 문구다. 역설적으로 사고 현장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소방관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고질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소방인력 부족은 물론 사고 현장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생기는 우울·자살 등 정신질환을 치료할 심신안정실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말 그대로 '소방수난시대'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2017년 기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현장 소방관이 31.1%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기준으론 5만8000여 명의 인력이 있어야 하지만 실제 현장엔 4만 명에 불과하다.

현행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은 소방서·소방기관별 근무 요원의 배치 기준을 정해놨다. 소방관의 업무 과부하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기본적인 규정 인원이 충원되지 않을 경우 현장 근로자의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료=김영호 의원실

시·도별로 소방력 기준 대비 인력이 가장 부족한 곳은 경기도(2593명)다. 경북(2158명), 전남(2083명), 충남(1804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정지역은 인력 부족률이 40%를 넘는 경우도 있어 기존 소방인력의 업무 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다. 전남이 46.9%로 가장 높았고 충남(43.7%), 세종(43.5%), 충북(42.9%) 순이다.

분야별 소방력을 살펴봐도 현장지휘관과 운전·통신을 제외한 대부분이 법정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긴급상황 시 출동 가능한 인력인 진압대(8236명), 구급대(2033명), 구조대(2084명) 등 핵심 구조인력의 공백이 컸다.
/자료=김병관 의원실

인력 부족만일까. 소방관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방지하고 우울·자살 등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정신건강을 관리할 '심신안정실'도 크게 부족했다.

소방관들의 PTSD 유병률은 일반인보다 7배 이상 높고 10명 중 1명이 최근 1년간 자살 생각을 할 정도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생명과 안전을 국가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병관 민주당 의원이 소방청 자료 '최근 5년간 17개 시·도별 안전센터 심신안정실 설치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1029곳의 안전센터 중 355곳(34.5%)만 설치돼 운영 중이었다.

서울은 설치 대상 116곳 중 114곳(98.3%)이 설치돼 가장 높은 설치율을 보였지만 광주(37.5%), 경남(27.3%), 인천(24.5%) 등 대부분 지역은 2~30%대에 불과했다. 심지어 창원(8.3%), 경북(8.5%)지역은 10%도 안되는 설치율을 보이며 소방공무원의 정신질환 관리에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김 의원은 "현재 심신안정실이 시·도별 자체 예산으로 설치되다 보니 지역별 설치율 편차가 크다"며 "소방청이 심신안정실 설치 예산을 일정 부분 지원해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을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