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헌재 사무처장 “대법원장 재판관 지명, 정당성 없어”

[the300](종합) "양승태 사법부 ’헌재무력화' 시도 충격적"

김헌정 헌법재판소사무처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김헌정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11일 “대법원장의 헌법재판관 지명은 민주적 정당성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헌법재판관 구성 원리는 가장 중요한 게 민주적 정당성인데 취약한 부분이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케이스"라며 "다른 부분(대통령·국회 지명)은 대통령과 국회라는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임명 또는 추천하지만 대법원장은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한 문제가 반복되는 데 대해서는 "헌재가 1987년 헌법 개정을 통해 만들어 졌는데 지금처럼 구체적인 전문적 상황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을 못한 부분이 있다"고 봤다.

이어 김 처장은 "헌법 개정 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반영됐으면 한다"면서 헌법은 개방성과 추상성이라는 원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입법 기관인 국회에서 채워주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국회에도 입법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2015년 10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헌재를 무력화할 계획을 담은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방안' 문건을 작성한 것에 관해 김 처장은 "공식적 입장에선 검찰이 수사 중이라 객관적 사실은 확정되진 않았으나, 언론에 제기된 내용 자체가 굉장히 충격적이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처장은 직권남용 관련 현행법으로 단죄할 만한 사항인지 묻는 질문에는 "지적한 점에 비춰 상당히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대답했다.

헌재에 파견된 판사가 헌재 평의 등 내부 기밀자료를 유출한 것과 관련해선 "상황을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 강구를 위해 검토해봤으나 구체적 내용 파악이 상당히 어렵다"면서 "특히 (유출한 판사가) 검찰 수사 중인 당사자로 소환돼 개별 접촉하면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헌재와 대법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헌재와 대법원은 헌법상 최고기관 중 하나"라고 "함께 협의도 견제도 하며 상호 국민 권익보호에 무엇이 바람직한지 긍정적으로 협의해 현실적으로 차분히 대응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이 국회에서 임명 표결이 진행되지 않아 업무가 마비된 상황에 대해 질의 시작 전부터 책임 공방을 벌이며 대치했다. 문 대통령이 국감 첫날인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와 관련 "국회의 책무 소홀이 다른 헌법기관의 공백사태를 초래하고, 국민의 헌법적 권리까지 침해하고 있는 상황을 조속히 해소해 주기 바란다"고 말한 데 대해 한국당이 반발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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