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숨가쁜 하루…평양→서울 ‘비핵화 대로’ 뚫었다

[the300]김정은, 예정에 없던 오찬 진행하며 폼페이오 적극 환대

최태범 기자 | 입력 : 2018.10.07 21:59

/사진=Kylie Atwood 트위터 캡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7일 방북으로 꽉 막혀있던 비핵화 교착상태가 풀렸다. 반나절의 짧은 방북 일정이었지만 ‘비핵화-상응조치’ 빅딜을 비롯해 2차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굵직한 의제들에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전용기를 타고 일본 도쿄에서 출발한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 도착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 약 2시간 동안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빅딜’이 이뤄졌을지 가장 주목되는 자리다.

◇金, 예정에 없던 오찬?= 이어진 오찬은 백화원 초대소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번 오찬은 미측에 사전 공지되지 않았다.

현장을 동행취재한 미 CBS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북미 관계자들 모두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식사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북측 관계자에게 오늘 오찬을 하는지 물었는데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오찬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가벼운 스킨십을 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김 위원장은 오찬장 복도에서 “좋은 회담을 가진 뒤 이제 함께 맛있게 점심을 먹을 수 있겠다”고 했다.

미 국무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에 불편하진 않았는지 물었고, 폼페이오 장관은 “모든 것이 좋았고 다시 한번 시간을 보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답했다.

오찬장에서는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에 말했던 것처럼 오늘은 양국이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아주 좋은 날”이라며 앞서 진행된 비핵화 협상에 북미간 의견진전이 이뤄졌음을 암시했다.

◇“북미합의 계속 진전”=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일정을 마친 뒤 오후 5시 13분경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그는 오후 5시 20분경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사진을 공개하며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합의사항들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은 북미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와 평양 남북 공동선언의 합의 이행, 즉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논의했을 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한다.

서울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곧바로 청와대로 향했다. 오후 6시 56분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주요 방북 결과를 설명했다.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둘만 있을 때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 예방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서울 시내 모처로 이동해 오후 8시부터 강경화 장관과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만찬은 배석자 없이 1대 1 업무만찬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시간에 걸친 만찬은 9시 20여분께 마무리됐다.

강 장관은 폼페오 장관에게 이번 방북의 상세 결과를 청취한 뒤 이번 방북에서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북한 비핵화 관련 앞으로도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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