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文대통령 손 맞잡은 참전용사 “감개무량합니다”

[the300]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 주관, 최고의 예우로 맞이

최태범,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8.10.01 13:17

문재인 대통령은 68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에 최고의 예우를 갖춰 직접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제70주년 국군의 날을 맞은 1일 오전 9시 30분 성남 서울공항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를 주관했다.

북한에서 전사한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64위가 미국 하와이를 거쳐 68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이날 봉환하는 64위 국군 전사자 유해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의 함경남도 장진, 평안남도 개천지역 등에서 북한과 미국이 공동 발굴한 유해다.

행사 10분 전 헬기로 도착한 문 대통령은 차량을 통해 공항건물로 이동했다. 건물 앞에서 하차한 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과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행사장 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6.25참전용사 5명과도 손을 맞잡았다. 참전용사들은 문 대통령에 "감개무량합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인사를 건넸다.

참전용사들은 장진호-고토리전투와 개천-구장전투, 장진호-지구전투 등 6.25전쟁 당시 치열했던 전투를 이겨낸 인물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전우가 이번 국군의 날 계기에 유해의 모습으로라도 고국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성남공항까지 한 달음에 달려왔다. 지팡이를 짚어야 하는 등 거동은 불편했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전우들의 곁에 가까이 있었다.

미 3사단 소속 카투사로 장진호 전투에 참여했던 정일권 옹은 유해봉환 소식에 대해 “68년 전 함께 싸웠던 전우가 이제라도 조국의 품에서 편히 쉴 수 있어 다행”이라며 “하루빨리 DMZ 뿐만 아니라 북한지역에서의 유해발굴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다.

◇文대통령의 ‘거수경례’= 유해봉환식은 군악대 연주와 함께 시작됐다. 공군 수송기에서 운구병 64명이 태극기로 감싼 64위의 유해를 각각 한 구씩 들고 내렸고, 문 대통령은 이를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전사자 유해가 모두 탁자 위에 안치된 뒤 문 대통령은 유해를 향해 거수경례로 예를 표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의 헌화·분향이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호국용사의 영(靈)'이라고 적힌 국군 전사자 유해에 6·25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참전기장을 올린 뒤 운구함 양측 모서리를 두 손으로 짧게 잡고 난 뒤 손을 뗀 다음 가볍게 묵념하는 식으로 64위의 유해함에 하나하나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이 참전기장을 수여하는 동안에는 뮤지컬 배우 박은태 씨가 '내 영혼 바람되어'를 불렀다. 피아니스트 윤한 씨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OST로 삽입된 에필로그 곡을 연주했다.

참전기장 수여가 끝난 뒤 국군 전사자들에 대한 3발의 예포 발사와 묵념이 이어졌다. 이후 유해를 다시 옮기기 위한 운구병들이 왔고, 이들은 전사자 유해를 들고 봉송할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는 헌병대의 경호를 받으며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문 대통령과 행사 참석자들은 버스가 출발한 순간부터 공항에서 사라질 때까지 거수경례를 하며 예를 표시했다.

유해는 헌병컨보이 등의 호위를 받으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봉송된다. 이후 신원 확인을 위한 정밀감식, DNA 검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밀감식결과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유가족에게 전달한 후 국립묘지에 안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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