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양]'행동질서' '공동순찰', 공존의 키워드

[the300]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뜯어보니··· 너무 양보했다(?) NLL 손익 논란도

해당 기사는 2018-09-2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지난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북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9월 평양 공동선언'의 군사분야 합의서에는 두 개의 중요한 용어가 등장한다. '행동질서'와 '공동순찰'이 그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군사적 충돌방지를 위해 새로운 행동질서를 만들었고 제3국의 불법어로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남북이 공동순찰을 하기로 했다.


이 두 용어는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이른바 '헤드라인'급 용어에 가려져 있지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총체적 성격을 규정한다.
 
◇행동질서·공동순찰, 새로운 개념 정립 = 남북은 이번 합의에서 서해(덕적도~초도)와 동해(속초~통천) NLL 일대를 완충수역으로 설정했다. 서해 바다는 1·2차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등 남북의 화약고로 불린 곳이다.


이곳에서의 충돌 방지를 위해 일체의 포 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및 포신에 덮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실상 서로에 대한 공격 의사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남북은 군사분야 합의서 부속 합의문에서 '평화수역에서의 행동질서' 개념을 정립했다. 이 곳에서 남측 선박은 평화수역 북쪽 경계선을, 북측선박은 평화수역 남쪽 경계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상대측 수역에서 적대행위를 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이러한 행위를 즉시 제지시키고 상대측에 이를 통보한 뒤 남북이 협의해 처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평화수역에서 심리전5행위를 비롯해 상대측을 자극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했다.


제3국의 불법어로 행위에 대해서는 남북이 공동으로 대응키로 했다. 250톤급 이하의 공동순찰정(경비정)으로 남북공동순찰대를 만드는 것인데 평화수역에 진입하는 제3국의 불법어선을 단속하는 게 주요 임무다.


이런 원칙에 따라 양측의 작전 수행절차도 바뀐다. 우리 측은 2002년 제2연평해전 이후 5단계(경고방송→시위기동→차단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였던 교전수칙을 3단계(경고방송→경고사격→격파사격)로 줄인 바 있다.


수정된 작전수행절차는 경고방송→2차 경고방송→경고사격→2차 경고사격→군사조치로 규정했다. 군사적 충돌을 최대한 피해보자는 취지다.    


  
   
◇너무 양보했다(?) NLL 손익 논란도=일각에선 남측이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합의가 군사적 신뢰를 만들어가는 첫 걸음인데 우리 측이 '등가성', '비례성'의 원칙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특히 '해상 적대행위 중단구역' 중 서해 구간의 남북 길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해 완충구역의 경우 NLL 서쪽 끝을 기준으로 북측 구역은 50㎞인 반면 남측 구역은 85㎞에 달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거리 상으로는 남측이 35㎞를 더 내려온 것이지만 면적으로 따지면 엄청난 수역을 양보한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해군2함대는 전체 해군전력의 40% 가량을 차지하는데 2함대의 훈련 및 작전변경이 무력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완충수역에 대한 우리측 발표 과정도 석연치 않은 모습을 보여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우리 정부는 회담 당일인 19일 남북 길이가 북측 40㎞, 남측 40㎞로 동등하게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매체가 완충수역 구간인 남측 덕적도 이북과 북측 초도 이남 사이의 거리가 80㎞가 아닌 135㎞로 보도하자 뒤늦게 정정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단순한 표기 오류를 범한 "것이라며 "유불리를 떠나 서해 지역에서 함포사격이나 기동훈련이 중단됐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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