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과 김정은이 보인 '뉴노멀'…존중과 협력의 시대

[the300][2018 평양]90도 인사와 파격영접..文 "어려웠지만 민족 자존심 지켜"

해당 기사는 2018-09-2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2018.09.18.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불신의 시대를 끝내고,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협력의 시대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까지 2박3일 동안 평양과 백두산에서 '말'과 '태도'를 통해 강조한 내용이다. 남북 간 불가침 조약에 준하는 평양공동선언을 체결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의 평양 시민들에 대한 태도는 이번 정상회담 기간 내내 이슈였다. 순안공항 환영식에서부터 문 대통령은 환영인파들의 손을 잡아줬다. 90도로 허리를 숙여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대동강 수산물 식당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눈을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악수를 나눴다. 평양의 소년 등이 문 대통령의 거침없는 스킨십에 오히려 당황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평양 시민들 입장에서는 이런 문 대통령의 모습이 일종의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측이 생각해온 '최고 지도자'의 모습과는 차이가 나는, 격의없고 소탈한 면모였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태도도 다르지 않았다. 벌써 3번째 만남이었기 때문에 기싸움이나 분위기 탐색전 등도 없었다. 순안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부둥켜 안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두 정상이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백화원영빈관 등에서 자주 포착됐다. 적대적 관계 청산 이후 협력의 시대를 예고하듯 시종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갔다.

전제가 되는 것은 '존중'이었다.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에게 자주 반복한 '90도 인사' 뿐만 아니라 '말'에서도 이같은 면모가 드러났다. 사회·경제적으로 앞선 남쪽의 최고 지도자이지만, 앞으로 함께 새시대를 열어나가야 하는 북측의 자존감을 살려주려는 의도가 읽혔다.  

문 대통령은 15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던 능라도 5·1 종합경기장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보았다"며 "얼마나 민족의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히 확인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의지를 보았다"고 추켜세웠다. 위로가 담긴 존중의 메시지였다.

또 김 위원장을 향해서는 "나와 함께 이 담대한 여정을 결단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걷고 있는 여러분의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께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며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연장자들을 배려하는 모습 역시 그대로 였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하자 마자 승용차에 동승을 해 사실상 정상회담을 첫 날 오전부터 개시하는 파격적인 면모도 보였다. 2일 동안 12시간 이상 문 대통령과 붙어 다니는 극진한 영접을 했다. 같이 한 식사자리만 4차례였다.

20일 백두산 동반 방문을 할 때는 문 대통령 내외 보다 앞서서 삼지연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했다. 이같이 최고 수준의 영접을 하면서도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초라하다. 비록 수준은 낮을 수 있어도 최대 성의를 다한 숙소이고 일정"이라며 한껏 몸을 낮췄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는 "문 대통령님을 세 차례 만났는데, 제 감정을 말씀드리면 '우리가 정말 가까워졌구나' 하는 것"이라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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