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어록]강병원 "심재철 재정정보 유출…삼성증권 공매도 사건 같아"

[the300]19일 기재위, 심 의원 보좌진 정보열람 논란에 여야 공방

이재원 기자 | 입력 : 2018.09.19 11:38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접근할 수 있다고 열람한 것은 삼성증권 유령주식 공매도 사건과 같아."

1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진이 행정정보를 무단 열람·다운로드 했다는 의혹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거셌다. 국정감사 계획서와 서류제출요구의 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공방이 치열해져 결국 개의 1시간 만에 정회했다.

이날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심 의원 측에서 '정상적으로 접근해 얻은 정보'라고 주장한데 대해 "접근할 수 있다고 열람하고 다운로드 하는 것은 삼성증권 유령주식 공매도 사건 같다"고 지적했다.

전산 실수로 통장에 유통된 112조원 상당의 배당주 가운데 약 2000억원을 삼성증권 직원들이 매도한 사건에 빗대 비판했다. 정보관리가 부실했던 기획재정부에 1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정보를 함부로 이용한 심 의원 보좌진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중요 정보를 탈취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시중은행 방어막이 뚫렸으면 그 돈을 다 써도 된다는 의미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도 "이 사건의 본질은 국가 재정정보가 유출된 것과 반환 요청을 거부한 것"이라며 "국가 안위와 관련된 정보가 권한 없는 자에게 넘어갔으니 사법적 판단을 해달라는 게 정당한 정부 활동"이라고 말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길을 가다가 지갑을 주워도 내 돈이 아니면 신고를 해야 한다"며 "심 의원은 기재위원으로서 활동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즉시 사퇴해야 하고 검찰도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 주장을 거세게 반박했다. 간사인 윤영석 의원은 "심 의원실 보좌진이 국정감사를 준비하던 중 정상적으로 기재부로부터 인가받아 자료를 다운받은 것"이라며 "정부가 당연히 보완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정부가 인가해주고 열람한 자료를 불법이라고 하는 건 적반하장이고 야당 탄압"이라고 말했다.

김광림 의원은 "보좌진이 죄를 알고 하지 말았어야지, 자료 내놓아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무엇이 문제이고 재발방지책을 논의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고성을 내지르며 서로의 발언을 제지했다. 심 의원은 "회의를 못하게 하려는 작전이냐"며 소리를 질렀고, 김경협 의원은 "기재위원을 사퇴하고 수사를 받으라"고 소리쳤다. 이후에도 여야 의원들이 서로 "불법이다", "말에 책임지라"고 소리를 지르며 다투자 정성호 기재위원장은 결국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뒤 퇴장하는 과정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은 "내가 홀딱 벗으면 본 사람이 죄를 짓는 것이냐"며 언성을 높였다. 민주당 의원들 역시 "식당에 계산대가 열려있으면 꺼내 써도 되는 것이냐"며 끝까지 맞섰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심 의원실 보좌진을 무단으로 재정정보를 빼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기재부는 심 의원실 보좌진이 대통령비서실, 국무총리실 등 30여개 정부기관의 재정정보를 불법 열람·다운로드했다고 밝혔다.

이에 심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획재정부 디브레인(재정정보 분석 시스템) 접속 시연회를 열고 정부에 대해 "야당 탄압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날 "해킹 등의 수법을 사용한 게 전혀 아니고 정상적으로 접근했고, 정부가 얘기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심 의원실 비서관은 정상적으로 디브레인에 접속하는 것을 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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