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담판에 개근한 서훈·김영철…폼페이오와 3각 정보라인

[the300]평양 남북 정상회담 3대3 구도…정보라인 건재 과시

최경민 기자 | 입력 : 2018.09.18 17:20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담판'은 양 정상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 2명씩이 포함된 '3대3' 구도로 진행됐다.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올들어 진행된 3번의 남북 정상회담에 모두 배석하며 '정보라인'의 공고함을 확인했다.

18일 오후 3시45분부터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에는 우리측 △서훈 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북측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철 부위원장이 배석했다. 양 정상까지 3대3 회담이 진행된 것이다.

서훈 원장과 정의용 실장은 문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외교안보 참모로 손꼽힌다. 서 원장은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모두 기획·협상의 실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다. 정의용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 실장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수시로 통하는 사이기도 하다.

김여정 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으로, 실질적인 북한의 2인자 격이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방북 후 공식환영식, 카퍼레이드 등의 행사에서도 여러차례 현장을 조율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만큼, 정무적인 조언을 건넬 수 있는 위치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명실상부한 북한의 핵심 정보통이다. 대남특사, 대미특사 등 북한의 굵직한 외교 이벤트의 중심에 김 부위원장이 있었다.

특히 서훈 원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은 남북 정상 간 협상에 빠진 적이 없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때는 우리측에서 서훈 원장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나섰었다. 북측 배석자는 김여정 부부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으로, 이번과 같았다. 5·26 판문점 정상회담 때는 2대2 회담 구도였다. 이때에도 우리측 서훈 원장과 북측 김영철 부위원장이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서로를 마주했다.

서 원장과 김 부위원장은 서로 수시로 통하는 사이다. 남북 간 접촉의 물밑 대화를 주도하는 라인으로 손꼽힌다. 지난 5월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 위기에 처했을 때 서훈-김영철 라인이 가동되며 극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잡혔고, 6·12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

서 원장과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던 시절부터 3각 정보라인을 형성해왔다. 폼페이오 장관이 국무부 장관이 되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힘을 받은 이후에는 라인이 더욱 활발하게 가동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남북미 3자 간 정보 공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담판 결과를 가지고 오는 23일 방미를 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마주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이벤트를 앞두고 '서훈-김영철-폼페이오' 간 정보라인이 또 다시 가동될 것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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