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싱가포르 그리고 평양…시간표 나온 '단절의 끝'

[the300][남북이 연결된다]<1>단절에서 연결로-③협상 통해 시간표 도출

해당 기사는 2018-09-10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그래픽=김지영 기자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올해 내 종전선언, 2020년까지 비핵화 완료라는 시간표를 도출하는 데 기여했다. ‘안보→경제→체제→규범’으로 이어지는 ‘평화로 가는 계단’에서 두 번째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 것이다.

협상은 기대의 최고치 수준은 아니었다. 실제 청와대는 △6·12 북미 정상회담의 판문점 유치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류 △9월 남북 정상회담 직후 유엔(UN)총회 등을 계기로 한 종전선언을 노려왔지만 모두 이루지 못했다. 종전선언으로 단절의 시대를 조기에 청산하고 경제적 평화체제라는 연결의 시대를 대비한다는 구상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G2(미국·중국) 대립이라는 구조적 변수가 예상보다 견고했다. 특히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분쟁을 이유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방북을 취소한 게 뼈아팠다. 9월 유엔총회에서의 종전선언 추진을 사실상 무산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한 차례 취소할 때도 중국 변수를 거론하며 북핵이 G2 관계와 연동됐음을 강조해왔다. G2 패권다툼이라는 ‘단절’ 구조 속에 비핵화와 종전이라는 ‘연결’을 추진해야 하는 딜레마가 끊임없이 드러났다.

신뢰 부족이라는 현실적 문제도 있었다. 70년이라는 단절의 세월을 극복하기에는 1년이 채 되지도 않은 협상의 시간이 짧았다. 미국은 핵 신고 및 반출, 그리고 비핵화 시간표 제시 등의 ‘선 조치’를 꾸준히 요구했다. 북한은 종전선언과 같은 체제보장 계획을 먼저 제시해달라고 맞섰다. 청와대에서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꼴”이라고 답답해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구조적이고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협상판을 마련한 것은 문 대통령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무산되고 북미 간 신경전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대북특사를 파견해 오는 18~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을 ‘연결’하며 △북한 비핵화 의지의 메신저 △미국의 체제보장 보증인으로 활약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석 협상가(chief negotiator)’라 한 것처럼 문 대통령의 입지와 역할은 분명했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체적인 협상의 시간표는 마련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전까지 비핵화”를 수용했다. 

판문점선언에서 김 위원장과 올해 내 종전선언 추진을 약속했던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 “올해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진도를 낼 것”이라고 천명했다.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와 종전선언을 올해에 달성하고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성을 2년 내에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초점은 이같은 시간표의 공식화, 그리고 북한의 연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계획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의 ‘연결’은 역시 문 대통령의 몫이다. 

문 대통령은 이달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김 위원장이 밝힌 공식·비공식적인 메시지를 문 대통령이 들고 갈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연내 종전선언의 일정을 확정하는 게 ‘수석 협상가’ 문 대통령의 과제다.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의 동시교환에 북미가 동의할 경우, 남북미 3자 테이블로 속전속결 서명이 이뤄질 수도 있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고, 중국 역시 버티기에 나선 상황에서 남북미중 4자 테이블을 조기에 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미국의 대중봉쇄을 막아야 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과제와,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최대한 많이 챙기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해관계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변수다. 문 대통령도 경제관계 등이 얽힌 중국을 완전히 북핵 협상에서 배제하긴 어렵다. 문 대통령은 올해 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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