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추석 선물을 7일 공개했다. 올해 추석 선물은 제주도의 오메기술을 대표 품목으로 울릉도 부지갱이, 완도 멸치, 남해도 섬고사리, 강화도 홍새우 등 섬마을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 농수임산물 5종으로 구성하여 지역 통합의미도 함께 부여 했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주요 선물 전달 대상은 사회적으로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독거노인, 한부모 가족 희귀난치성환자, 치매센터 종사자 등 사회적 배례 계층에 가장 많은 선물이 전달되며, 국가발전에 헌신하신 국가유공자 가족 등에게도 문재인 대통령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사진=청와대 제공 |
명절이 되면 대통령은 각계 주요인사와 사회 배려계층 등에 명절 선물을 보낸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두 마리에 무궁화 한 송이가 그려진 박스에 담긴다.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제각기다. 같은 대통령이라도 명절마다 구성과 콘셉트가 바뀐다. 성격과 철학을, 시대상황을 반영하기도 한다. 물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생긴 후엔 이를 준수한 선물을 구성한다.
지난 7일 공개된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추석 선물 키워드는 '섬'이다. 제주도의 오메기술을 중심으로 총 5종의 우리나라 섬지역 주요 특산물로 꾸렸다.
울릉도 부지갱이, 완도 멸치, 남해도 섬고사리, 강화도 홍새우 등 섬마을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 농·수·임산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도서 지역까지 아우르는 지역 통합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선물에 함께 보내는 쪽지글에서 "유난히 무덥고 힘겨운 여름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기다려지던 추석"이라며 "우리는 지금, 세상을 골고루 비춰주는 보름달처럼 함께 잘 사는 경제를 위해 땀 흘리고 있다"고 썼다. 또 "조금씩 정을 나누면 꼭 열매를 맺을 것"이라며 "바라는 일들이 넉넉하게 이뤄지길 소망 한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추석 선물로는 경기 이천 햅쌀, 강원 평창 잣, 경북 예천 참깨, 충북 영동 피호두, 전남 진도 흑미 등 다섯 종의 농산물로 선물을 보냈다.
 |
2018년 설날을 맞아 문재인 대통이 각계각층에 보낸 선물/사진=청와대 제공 |
올해 설날부턴 '술'이 포함됐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둔 때다. 강원도 감자술이 선물세트 한 가운데를 차지했다. 주위로는 경기 포천 강정, 경남 의령 유과, 전남 담양 약과, 충남 서산 편강 등이 포함됐다.
취임 이후 보낸 명절 선물엔 항상 전국의 농·수산물이 골고루 포함됐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역 균형발전 등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시대상과 국정철학을 반영한다. 시대나 사회 분위기가 바뀌면서 대통령의 선물도 변화했다.
1970∼80년대는 권위를 은연중에 드러내는 선물이 주를 이뤘고, 선물을 받는 대상자도 대통령 측근과 정·관계 인사 등 극히 제한적이었다.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은 봉황 문양이 새겨진 나무 상자에 인삼 10여뿌리를 넣어 선물로 보냈다. 이른바 '봉황 인삼'이다. 고가의 선물을 보내 '보스 기질'을 과시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선물로 격려금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다.
1990년대에 접어들며 선물은 소박하게 바뀌었다. 대신 대상이 대폭 확대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추석선물로 고향인 거제도산 멸치를 고집했다. 의원 시절에도 멸치가 단골 선물 메뉴였다고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친은 멸치잡이 어업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향인 신안군의 특산품인 김을 선물로 애용했다. 또 2001년에는 정당대표 등에 난과 옹기 도자기를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절 선물/사진=대통령기록관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 안배형' 명절 선물을 선보였다. 2003년 추석을 앞두고 당시 청와대는 지리산 복분자주와 경남 한과를 묶음으로 한 선물을 마련했다.
당시 청와대는 선물 구성을 두고 호남 특산품과 영남 특산품을 하나로 한 국민통합형 선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역 안배와 더불어 지역 민속주 사랑도 대표적인 노 전 대통령의 추석선물 컨셉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소곡주, 2005년 문배주, 2007년 이강주 등 전국 각지의 민속주를 한 해 한 가지씩 추석 선물로 애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지역 특산 농산물을 애용했다. 취임 첫해인 2008년엔 강원 인제 황태, 충남 논산 대추, 전북 부안 김, 경남 통영 멸치를 선물로 보냈고, 마지막 해인 2012년에는 경기 여주 쌀, 충남 부여 표고버섯, 경북 예천 참기름, 강원 횡성 들기름, 전남 진도 흑미를 선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물 수령자의 성격에 따라 선물을 달리 하기도 했다. 2016년 설날 국가유공자, 홀몸노인, 다문화가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에 보은 대추, 장흥 표고버섯, 통영 멸치로 구성된 농수산물 세트를 보냈다.
이 외에도 가정위탁보호아동에게는 어린이 자율학습용 전자책을, 주한 외국공관장들에게는 중소기업이 만든 화장품 세트를 선물했다. 박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한류 홍보'의 일환이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연금개혁 두고 격론..."기금 고갈 안돼" vs "미래세대 부담 줄여야"
- 2'175석' 민주당, 국회의장+법사위원장 요구…원구성 난항 예고
- 3[기자수첩]"정치학 전공인데 투표 안 했다"는 30대, 왜?
- 4[속보] '이란-이스라엘' 확전 위기…외교부 "우리 국민 피해 없어"
- 5외교부, 이란-이스라엘 사태 대책반 가동…"국민 500여명 피해 無"
- 6"제1 적대국" "주적" 북한 말폭탄…'중동 위기' 남의 일 아닌 이유
- 7'태풍이 된 남자' 조국 현상의 3가지 이유
- 8"군대 가기 싫어" 여친도 도왔다…적발된 169명 수법 보니
- 9'대북 강경파' 美 유엔대사 방한...외교·국방장관 만나 대북제재 논의
- 10"군대 가기 싫어"…없던 '뇌전증·우울증' 등 만든 159명의 최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