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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2022년 월드컵 우승해도 입대?…900명 혜택본 병역특례법

[the300]②[페이스법]말많고 탈많은 병특법, 45년만에 폐기 가능성도

편집자주  |  ‘축구 금메달’ 손흥민, ‘야구 금메달’ 오지환이 군대를 안간다. ‘빌보드 1위’ 방탄소년단은 왜 가냐는 얘기가 나온다. 병역 특례 논란이 제대로 불붙었다. 줄어드는 병력 자원 등 시점도 맞다. 정부, 국회가 나섰다. “‘야구 금메달’도 군대에 가야 한다” “BTS도 군대에 안 가야 한다”의 엇갈린 주장 속 답을 찾을 수 있을지. 논란의 속살, 제도 개선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나는 병역특례법이다

나는 ‘국위선양을 한 사람’들의 병역 의무를 사실상 없애준다. 대체복무를 시키지만 군대 생활과 비교할 수 없다. 다만 문화예술, 체육 분야에 국한한다. 병역특례 대상자는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한다. 자기의 특기 분야에서 34개월을 종사해야 한다. 특기 봉사활동도 544시간 해야 한다. 의무복무기간은 2년 10개월이지만 사실 자신이 원래 있던 분야에서 하던 일을 계속 하면 된다. 

나는 1973년 박정희 정부 때 태어났다. 외국에서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잘 모를 때다. 대통령은 세계에 우리나라의 위상을 알리는 선수들을 육성하려고 ‘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안’을 만들었다. 태어난 지 3년만에 첫 친구가 생겼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첫 금메달리스트, 양정모 선수가 첫 병역특례를 받았다.

#불혹을 훌쩍 넘었다

올해로 마흔다섯살. 첫 친구 양정모 말곤 8년동안 친구가 없었다. 내가 달라진 것은 1981년이다. ‘88 서울올림픽’ 유치를 노린 전두환 정권이 ‘세계올림픽대회·세계선수권대회(청소년대회포함)·유니버시아드대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대회(청소년대회 포함)’에서 3위 이상 입상하면 병역특례를 주도록 고쳤다. 그뿐만 아니다. 한국체육대학 졸업자 중 성적 상위 10%에게도 병역특례를 주기로 했다. 이 때부터 갑자기 내 친구가 많아졌다.

그러자 1990년 4월 올림픽대회 3위 이상, 아시아게임 1위 입상자만 병역특례를 받도록 개정했다. 하지만 나는 융통성있는 법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은 역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다.‘대한민국’ 함성과 붉은 물결이 나라를 흔들었다.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을 주자는 여론이 거셌다. 

당시 월드컵 성적은 병역특례 특례 대상이 아니었다. 정부는 특별법을 발효했다. 월드컵 16강 이상을 병역 특례 대상으로 규정했다. 4강에 오른 대한민국 축구팀 선수들은 이 혜택을 누렸다.

2006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대한민국팀이 종주국 미국과 일본을 누르고 4강에 오르자 비슷한 여론이 조성됐다. WBC 4강에 대해서도 병역특례를 부여하는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나는 900명 넘는 친구가 있다

병역법 33조, 시행령 68조의11은 내 법적 근거다. 병역법 33조는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추천으로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고 명시한다. 병역특례란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된 병역대상자가 받는 혜택이다. 내 친구가 돼 병역특례를 받은 예술·체육요원은 역대 900여명이 넘는다.

세계적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내 친구다. 그는 16살이던 2009년 하마마쓰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2013년부터 예술요원으로 복무했다. 예술분야에선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하거나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를 차지한 사람이 병역 특례를 받는다.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 9단도 있다. 그는 1990년대 세계 바둑계를 평정했다. 그러자 그의 병역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1994년 바둑협회와 시민들의 탄원으로 바둑이 체육분야에 편입됐다. 이창호 9단은 입지전적 성과를 인정받아 예술·체육요원으로 배정됐다. 한국기원에서 군을 대체했다.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손흥민, 조현우, 황의조 등 축구대표팀 선수 20명 모두 병역특례를 받았다. 오지환, 박해민 등 야구대표팀에서도 9명이 내 새 친구가 됐다. ‘레전드’ 친구도 많다. 선동열(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도, 박찬호(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도, 박지성(2002년 한일 월드컵)도 내 친구다.






#나를 향한 불편한 시선들
2006년 WBC 대회 이후 나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다. 야구나 축구처럼 특정 종목에만 특혜를 주는 거란 비판이 나왔다. 형평성 논란에 맞닥뜨렸다. 결국 2007년 12월28일 월드컵과 WBC는 병역법 시행령에서 삭제됐다. 현행법으로만 보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군대에 가야 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 한국과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 경기종료 4분 전. 김기희 선수가 투입됐다. ‘4분 전역’이란 유행어를 남긴 사건이다. 마지막 교체투입 장면을 희화한 사진들이 유행했다. 조롱과 비난보다 재미와 해학에 가까웠지만, 내 ‘빈틈’을 지적한 풍자다. 4분만에 전역이라니. 국민들은 대표팀을 응원하면서도, 상대적 박탈감을 숨길 순 없었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축구와 야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한일전 승리의 통쾌함까지 더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여론은 예전같지 않다. 일부 선수들을 입대 시키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올 정도다. ‘국위선양’의 개념을 묻는 사람도 나온다. 축구 국가대표가 국위선양을 했다면, 방탄소년단은 그 이상 아닌가? 이런 류의 질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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