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조 '슈퍼예산' 받아든 예결위원장 "물고기 잡는법 가르치는 예산 돼야"

[the300][런치리포트-국회 상임위원장 사용설명서]①안상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관습적 예산 걸러낼 것"

안상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사진=안상수 의원실 제공

정부가 마련한 내년 예산안은 470조5000억원이다. 올해보다 41조7000억원(9.7%) 늘었다.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명분은 일자리 창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재정 확대다.

어디까지나 정부 생각이다.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역대급 '슈퍼 예산'을 받아든 안상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자유한국당·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의 입에 눈길이 쏠린다. 

◇나라 살림의 관문…'문지기' 안상수의 고민은

예결위는 예산안의 최종 관문이다. 절차적으로는 본회의가 마지막 문턱이지만 실제 심사, 실질적 감액·증액 등이 이뤄지는 곳은 예결위다. 그래서 위원 숫자도 단일 상임위 기준 최다 인원(50명)이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탓에 항상 시한(12월2일)을 넘기기 마련이다. 매년 하는 일이지만 지난 18년간 법정시한을 지킨 게 단 2번 뿐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안 위원장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여야가 합심해 정시에 통과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 20대 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게 됐다
▶국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나라 살림인 예산을 심의·승인하고 결산하는 것이다. 예결위원장은 나라살림을 다루는 국회의 최종 책임자이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국가예산은 현재의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우리 후손들을 위해 미래에 대한 대비가 더 중요하다. 국민의 환심만 사려는 예산, 특정세력에 이익이 되는 예산, 성과없이 관습적으로 흘러나가는 예산을 철저히 걸러내겠다.

- 항상 법정시한을 넘겨 겨우 처리하는 모습을 보인다
▶충분한 검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일정을 잡아야 한다. 여야합심해 정시에 예산을 편성하도록 할 것이다. 당보다는 국가를 우선으로 해 예결위를 이끌어 가겠다.

◇'얼마나' 보다 '어떻게'…'집도의'(執刀醫) 안상수의 진단은

안 위원장은 정부 예산안 심사를 이끈다. 수술로 치면 '집도의'인 셈이다. 다음달 3일 국회로 넘어올 예산안은 역대급 규모다. 하지만 안 위원장은 "이렇게 써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 재정지출이 확장 기조인데.
▶ 저출산·고령화로 노동 총량이 감소하고 전통 제조업 및 수출 주력 업종에서의 노동생산성 추락이 임계치를 넘어선 지 오래다. 그럼에도 시장원리를 훼손하고 기업 환경을 어렵게 하는 경제정책만 차고 넘친다. 

세금 살포형 정책은 왜곡된 경제구조를 더욱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상태로 만들어 간다. 무늬만 ‘경제형’일 뿐 실제로는 ‘분배형’에 가까운 재정 지출이 시장위축, 투자감소, 고용부진, 소득불균형 및 소비침체의 악순환을 만든다.

- 복지 관련 지출도 늘어나는데.
▶중요한 건 ‘얼마나’보다 ‘어떻게’ 예산을 쓰냐의 문제다. 지금과 같은 경제 침체기라면 사회복지적 ‘이전지출’보다 성장효과와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투자지출’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잠재적인 생산량 제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출이다. ‘투자·내수 활성화, 성장동력 확충, 고용증가’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본다.

-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인가.
▶ 소득을 늘려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대명제는 동의한다. 다만 그 방향에 대한 걱정이다. 지금이야 대한민국 기업들이 튼튼한 덕에 버티고 있지만 사회적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조금이라도 일할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임금·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당연히 대환영이다. 

다만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이들에게까지 현금을 살포한다면 사회적인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다. 물고기를 줄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예산이 돼야 한다.

- 예산을 다루는 입장에서, 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견해는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 증원 등 세금 일자리확대사업, 현금살포식 포퓰리즘 예산 등 미래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국민경제의 3주체인 정부,기업,가계 중 기업과 가계는 어려움에 신음 중이다. 특히 기업에 대해 적대감을 지나치게 드러낸다. 비유하자면 '농경시대'와 비슷하다. 지주들을 공공의 적으로 삼고 이들의 재산을 나누자는 식이다.



◇깎고, 덧붙이고…'조각가' 안상수의 밑그림

정부가 470조원이 넘는 예산안을 마련했지만 국회 심의를 거치며 조정된다. 증가율이 두 자릿수(10%대)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줄어들 수도 있다. 안 위원장은 철저한 심의로 완벽한 예산안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 눈에 띄게 삭감이 필요한 부분이 있나.
▶일자리 예산이다. 이번 예산안에서도 일자리 예산이 22%가 늘었다. 23조5000억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금까지 일자리 예산으로 34조원이나 쏟아부었지만 오히려 실업률은 높아졌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증원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은 언발에 오줌 누는 격이다. 공무원 증원 등 세금일자리확대사업, 현금살포식 포퓰리즘 예산 등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는 정책에 대해 꼼꼼하게 살필 계획이다.

- 반대로 증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예산이다. 소폭이기는 하지만 이번 예산안에서도 감소했다. 이 정부 들어 SOC 사업이 무슨 죄악인양 마구 줄이고 있다. 

예결위원장 취임 후 첫 손님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었다. SOC 사업 축소에 대한 고민이 많더라. 대형토목사업은 안 해도 좋다. 대형사업은 오히려 토지보상비가 더 많이 나가는 경우가 있다. 대형 장비를 많이 쓰니 고용유발효과도 적다. 하지만 중소규모 SOC 사업은 적극 장려해야 한다. 지역 내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를 활성화 효과가 있다. 

- 얼마 전 정부의 특수활동비에 대한 지적도 했다. 예산 심의 과정에도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 정부의 특수활동비 부정사용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 정의롭게 사용하지도 않아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쳤다. 국회가 이를 바로잡는 것은 국민들이 준 책무를 다 하는 것이다. 국회는 여야 합의를 통해 2018년도 특활비 62억원 중 잔액을 전액 반납하고, 향후 특활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제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의 여망에 답해야 한다. 2019년 예산부터 특활비는 정보 및 사건수사, 국가안보와 관련된 비용 외에는 일절 사용할 수 없도록 원칙을 세우고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예결위 각당 간사들과 삭감범위를 논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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