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는 이날 오후 2시 2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인터넷은행에 대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주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 2건과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4건을 논의 목록에 올렸다.

정무위 법안소위는 지난 24일 1차 소위를 열어 은산분리 규제 완화법 합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당시 소위 의원들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 대상, 지분 보유 한도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는 현재 4%(의결권 기준)로 돼 있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산업자본의 지분보유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모를 놓고 25%와 34%, 50% 등 주장을 달리 하고 있다. 당초 정부·여당은 34%까지 지분보유 한도를 풀어주는 안을 고려했지만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은산분리 완화 대상 배제 문제도 논쟁거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인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규제 완화 대상에서 제외하되 ICT 사업비중이 50%를 넘는 기업집단은 예외로 하자는 안을 내놨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이끌고 있는 카카오와 KT, 잠재적 인터넷은행 진출 후보로 거론되는 네이버 등 ICT 기업에는 문을 열어 주되 삼성, 현대차, SK, 한화 등 소위 '재벌'의 진입은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반면 자유한국당을 중심한 야당 의원들은 ICT 기업집단이라는 개념을 설정해서 진입을 허용토록 하는건 특혜라며 맞섰다. 결국 논의 끝에 ICT 분야의 자산 비중에 따라 예외를 인정하는 조항은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남은 쟁점은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을 완화 대상에 넣느냐 마느냐다. 이를 두고도 정부·여당은 10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은 은산분리 완화 대상에서 배제하자고 주장하고, 야당은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정당화해선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핵심 쟁점에 대해선 첨예히 맞붙었지만 여야 의원들은 적잖은 항목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무위가 정리한 지난 1차 법안소위 결과 요약에 따르면 의원들은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형태로 입법 △주로 전자금융거래 방법으로 영위하는 은행으로 정의 △최저자본금 250억원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및 대주주 지분취득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 △대면영업 원칙적 금지(취약계층 보호 경우 예외) △현행 은행법상 제재수준과 동일한 과징금·벌칙·과태료 등을 도입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이날 2차 법안소위를 재개하면서 김종석 소위원장은 관련 법 논의에 앞서 지난 24일 소위 때 다루지 못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부터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의원들이 동의해 이날 소위는 기촉법 논의부터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