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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중기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2017회계연도 결산안 처리를 두고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지난해 사업 중 중대한 위법사항을 발견했다며 징계 및 감사원 감사까지 요구하고 나선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맞섰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자중기위 예산·결산소위원회 심사에서 한국당은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에너지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아 법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장석춘 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28일 수립한 8차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태양광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1%에서 20%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며 "이같은 주요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법10조에 따라 사전심의하도록 규정돼있는데 에너지위원회 전체회의를 연 바 없다. 정부가 법을 위반했다는 소리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중단과 관련해서도 전체회의나 심의한 적이 없다"며 "정부가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결산소위 위원장인 이종배 한국당 의원도 가세했다. 이 의원은 "전력수급계획 내용에 원전 배치나 수명 연장 중단, 월성 1호기 공급 제외 이런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런 내용은 에너지정책에 중요하다. 에너지위원회 기능을 보면 주요 에너지정책 및 에너지사업 조정에 관한 사항은 에너지위원회 심의사항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정부를 다그쳤다.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여당이 '방어전'에 나섰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너지법 상 전력수급계획 심의는 의무냐"고 묻자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위 의원이 "정부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은 법정계획인가"라고 되묻자 박 정책관은 "법정계획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며 "이를 토대로 올해 수립 중인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반영해 법정계획화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할 때 에너지기본계획을 변경해야지만 발표할 수 있는거냐?"고 되묻자 이 차관은 "그렇지 않다. 법적으로 (에너지위원회) 심의 없이 발표가 가능하다"고 재차 해명했다.
이에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8차전력수급계획은 전기사업법 25조에 따라 관계부처와 협의했고, 국회 상임위원회에 보고, 공청회 개최, 전력정책 심의 등을 거쳤다. 법령 절차에 따라 수립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지난 2010년 5차 전력수급계획, 2013년 6차 전력수급계획때도 별도의 에너지위원회 심의 없이 전력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날 오후 6시를 넘겨서까지 산업부의 행동이 '위법이냐 합법이냐'의 판단을 두고 여야가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서면서 이 안건의 재상정은 무산됐다. 산업부 결산안 의결도 미뤄졌다.
또 하나의 '난관'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재도전성공패키지 보조금예산 배정 및 관리' 문제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주관기관의 (지난 3월말 기준) 실집행액이 총예산(148억)의 55.9%에 불과하다"며 "연도 말까지 실집행이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국고금관리법 위반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당은 중소벤처기업부 및 전담기관, 주관기관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수규 중기부 차관은 "지난 7월 기준 실집행률은 93.9%를 기록했다. 협약기간이 9월까지라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사업비 집행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전담기관과 주관기관, 재창업자 집행을 독려하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국고금관리법 위반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병권 중기부 성장지원정책관은 "회계연도(2017년) 내에 전담기관인 창업진흥원에 예산을 집행했고, 창업진흥원이 주관기관들과 협약에 따라 교부하는 건 별도의 사업기간을 정하는 것이므로 국고금관리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종배 한국당 의원이 "중기부는 연내에 전담기관인 창업진흥원에 다 집행했다고 하지만 정작 창업진흥원은 실제로 전담기관에 집행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하면 국고금관리법이 무슨 필요가 있냐"고 강하게 질타하며 반문했다.
그러자 이 정책관은 "재도전성공패키지 사업의 특성상 교육과 멘토링을 거쳐 프로그램 마지막 단계에 사업화 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이다"며 "주관기관들이 지원 대상기업을 선정하고, 예정된 집행계획을 전담기관(창진원) 시스템으로 확인한 뒤 예산을 배정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과 집행방식, 전담기관인 창업진흥원 관리감독 등의 원칙을 두고 야당과 여당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이 안건도 보류되면서 중기부의 결산안 의결도 미뤄졌다.
한편 산자중기위는 23일 오전 9시에 먼저 3당 교섭단체 간사단 회동으로 이견을 좁힌 뒤 9시30분 예결산소위를 재소집 해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10시에는 법안 상정을 위한 전체회의가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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