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타당성조사를 두고서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예비타당성조사 기한을 초과하면 공무원들을 구속해야 한다"고 고성을 내질렀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에 동조했다.

기재위 예결소위는 22일 오전부터 회의를 열고 2017회계연도 결산 심사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기획재정부(기재부) 소관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 심사는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10시40분쯤 위원들은 속기사는 물론 보좌진과 기재부 사무관 등에 소위 회의실 퇴장을 요청했다. 검토보고에서 지적된 '예비타당성조사의 수행기간 준수 필요' 안건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비공개로 전환한 회의에서 위원들은 고형권 기재부 1차관, 기재위 수석전문위원 등에게 예비타당성조사의 수행기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을 약 20분간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기준 민주당 의원이 결산 과정에서 지적한 사안이다. 

예비타당성조사는 국가재정법 제38조 및 시행령 제13조 규정에 따라 대규모 신규 사업에 대해 실시하는 타당성 검증, 평가 과정이다. 예산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을 수립하기 위하여 기획재정부장관 주관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서 실시한다.

대상은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건설사업, 정보화 사업,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이다. 국가재정법 제28조에 따라 제출된 재정지출이 500억원 이상인 사회복지, 보건, 교육, 노동, 문화 및 관광, 환경 보호, 농림해양수산 산업, 중소기업 분야 사업(기타 재정사업) 역시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기간이다. 기재부의 '2018년도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 제29조에 따르면 예비타당성조사 수행기간은 6개월이 원칙이다. 기간 초과가 예상될 경우 기재부 장관에게 요청, 연장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각종 사업의 평균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이 2~3년 이상 소요됐다. 기재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시행된 타당성조사의 수행기간이 모두 6개월을 초과했다. 사업이 적기에 진행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보고서도 "예비타당성조사 수행이 지연될 경우 사업 추진의 적시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사업의 후속절차가 지연돼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의원은 "예비타당성조사가 기한 내에 이뤄져야 많은 사업에 엮여있는 국민들이 예측가능한 삶을 살 수 있다"며 "그걸 2년, 3년씩 걸리게 둔다는 것은 국가의 또다른 횡포"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6개월이라는 기한을 위반하면 공무원을 구속하는 지침을 법에 박아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고 차관은 "수행기간 준수를 노력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지침을 개정해 조사 수행기간을 현실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개정 필요가 있는지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도 기재부 참석자들에게 "윤 의원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며 동조한다는 의견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