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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18.08.15.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평양 방문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경협 패키지'를 제시했다. 15일 제73주년 광복절 축사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될 경우 △연내 철도·도로 착공 △동아시아철도공동체 △통일경제특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H라인'의 뼈대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일단 경협의 조건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명시했다. 미국과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요구와 종전선언 요구 사이에서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협상의 교착 상태로 제재가 여전한 상황 속에서는 남북이 논할 수 있는 주제가 제한적이기에, 책임있는 비핵화 조치를 북한이 취해줘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빈손 방북'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 남북은 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9월 중'으로 공개했을 뿐 아직 날짜를 공식화하지는 않고 있다. 남북, 그리고 미국까지 3자가 상황을 더 지켜보고 시점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달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메시지'에서 당부한 대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때 북한이 비핵화 시간표 및 핵 리스트 공개에 합의할 수 있다면, 문 대통령은 다음달 평양에 철도 등 '경협 패키지'를 들고 갈 수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도 거론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내놓는다면, 미국도 종전선언을 보장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종전 선언으로 북미 간 대립이 종식될 경우, 그에 따른 제재해제가 자연스럽게,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같은 종전선언 프로세스에 대해 문 대통령은 보증인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며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도 함께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선의 시나리오 대로 흘러간다면, 문 대통령은 다음달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연내 남북 도로·철도 착공을 합의할 수 있다. 동북아철도공동체 및 통일경제특구 역시 '평양 합의'에 담긴다. 문 대통령의 구상인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뼈대'가 완성된다는 의미가 있다. 도로·철도를 통해 동해안과 서해안이 남북으로 연결되고, 휴전선 인근 경기·강원 지역에 경제특구가 마련된다면, '한반도 H라인'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남·북·미·중·일·러 그리고 몽골까지 포괄하는 동북아철도공동체는 이 H라인을 대륙으로 연결하는 '신북방정책'의 의미를 가진다.
평화가 경제, 경제가 평화라는 문 대통령의 지론을 실현하기 위한 구상이다. 비핵화와 종전선언이 한반도에서 일어나면, 이 평화의 뿌리를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 북한에서 다자적인 경제적 상호의존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외부 의존도를 높여 평화의 '역진'을 방지하고, 동북아의 담론 자체를 '안보'에서 '경제'로 전환하는 취지다. 문 대통령이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광복"이라고 한 것의 의미다.
'경제 총력'을 앞세운 김 위원장 입장에서도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국제사회에서 언제든 '종이'로 전락할 수 있는 평화협정 보다는 경제적 의존관계 구축이 체제유지를 위해 더 와닿는 조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 신경제구상과 관련한 이동저장장치(USB)를 이미 받아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모두에게 경제적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하며 "향후 30년 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한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철도연결과 일부 지하자원 개발사업을 더한 효과다. 남북 간에 전면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때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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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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