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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12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시청하고 있다. 2018.06.12. pak7130@newsis.com |
8월중 다시 한 번 남북정상회담을 볼 수 있을까. 북미 비핵화 논의가 핑퐁게임 국면을 이어가자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의 역할론이 다시 대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만남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외교 조언자 그룹이 제기하는 8월 정상회담 여부에 "특별히 진전된 내용이 없다"고 8일 말했다. 앞서 문정인 대통령 특보,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등은 8월말~9월초 또 한 번의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안팎으로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이 높아져서다.
현재 북한은 종전선언 등 체제보장 조치를 요구하고,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가시적 비핵화 단계를 원하는 상황이지만 서로가 성에 차지 않는 분위기다. 북미가 서로를 압박하는 제스처도 취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4월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1년 안에 비핵화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 트럼프정부와 대척점에 선 이란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북한의 미군 유해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이벤트가 7월 정전협정일을 장식했지만 비핵화라는 주 메뉴와는 다소 어긋난다.
중재자이건, 문정인 특보의 표현대로 '촉진자'이건 문 대통령이 다시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판문점선언에 따라 문 대통령은 올 가을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빈 손'으로 그저 평양에 가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없고 통상 11월까지를 '가을'로 본다면 이때까지 비핵화 교착국면을 그대로 둬서도 안 된다.
'가을 평양'에 갇히지 않으면 다양한 계기가 가능하다. 우선 이달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모두 초청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과 북한에 각각 특사를 보내 양 정상을 오는 18일 개막식에 초청하는 친서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친서를 받고 "일정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참석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9월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예정된 동방경제포럼, 9월 중순 미국 뉴욕서 열릴 유엔총회 또한 남북 정상이 만날 계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두 행사에 모두 참석해 각각 기조연설을 하며 북한에 도발을 멈추고 국제사회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남북관계가 지난해 9월과 극적으로 달라진 올해 관심사는 남북 정상의 동시참석 여부다. 단 9월 유엔총회가 실무대화보다는 종전선언 등 가시적 이벤트의 계기라고 보면 이를 조율하기 위해서라도 남북 정상이 그 전에 만날 필요가 있다.
반면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조건은 여전히 까다롭다. 비핵화는 궁극적으로 북미가 서로 원하는 카드를 내야 하는 게임이다. 문 대통령이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반면 북한도 미국도 한국을 계속 신뢰하도록 해야 하는 숙제는 여전하다. 예컨대 연내 종전선언을 강조하는 것은 자칫 한미 균열 논란을 부추길 수 있다.
북한산 석탄의 국내 위장반입이란 이슈도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볼턴과 최근 전화통화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정 실장은 한국 정부의 수사상황을 설명하고 한국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8일 "통상적인 한미 NSC(국가안보회의) 간 조율 과정에서 오고간 것"(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미국이 한국을 신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이 높아진 데 비해 성사될 조건이 녹록지 않은 사실도 보여준다. 문 대통령의 장고도 깊어진다. 문 대통령은 8일 공개일정을 잡지 않았다. 9일도 별다른 외부일정 없이 비핵화를 포함, 국내외 현안을 점검할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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