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與野, 개인정보 '비식별화·활용' 합의…빅데이터 산업 물꼬튼다

[the300]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與野 첫 공감대…文대통령 규제개혁 주문에 '보조'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3당 민생경제법안 TF 회의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 김 의장, 바른미래당 채이배 정책위의장장 권한대행. /사진=이동훈 기자
여야3당 원내지도부가 개인정보 활용에 물꼬를 트자는데 합의했다. 정보주체를 식별할 수 없도록 '비식별화'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있어왔지만 여야 지도부차원에서 방향성에 공감대를 이루고 논의를 진척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민생경제법안TF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며 "규제혁신5법에 담긴 개인정보보호와 활용에 관한 내용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담긴 내용을 함께 논의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여야3당 정책위의장이 모인 TF에서 기본법인 개인정보보호법 자체보다는 특례법인 '규제혁신5법'(△행정규제기본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진흥융합활성화특별법 △지역특화발전특구규제특별법)에 담긴 내용을 토대로 논의를 진척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반면 바른미래당에서 개별법으로 개인정보보호와 활용에 관한 내용을 담기보다 기본법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다루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개별법으로 접근하기보다 개인정보보호 관리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며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고 활용하는 부분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진흥융합활성화특별법 등에도 담겨있으므로 함께 법안심사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규제혁신5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공통적으로 담긴 내용은 △개인정보와 관련한 법적 개념체계를 '개인정보'와 '가명정보' '익명정보'로 구분해 정비하고 △산업영역에서 활용할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 등이다. 

큰틀에서 개인정보의 비식별화 조치 법제화와 활용 법제화에대해 여야가 인식을 같이 했지만 각론에서는 여전히 조율 해야할 부분이 많다. △개인정보를 가공해 식별할수 없도록 하는 가명정보 처리 범위와 방식 △가명정보와 익명정보의 활용범위 △개인정보의 통합기구 신설 등 각론으로 갈 수록 사실상 논의가 어렵다.

그러나 여야3당 지도부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처음으로 의견을 모았다는 점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강변해 왔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과거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가 상임위 차원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권고한 바 있지만 소관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일부는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과 함께 끝장토론(해커톤)을 통해 비식별화 조치 등에 대해 합의를 이뤘을 때도 민주당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던 여당이 지도부 차원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규제개혁을 강조한 점도 여당의 변화를 이끌어 낸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는 '21세기 원유'라 불릴정도로 4차산업혁명에서의 기본 동력이 되고 미래먹거리 창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엄격한 규제일변도의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데이터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16년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익명정보와 가명정보를 구분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 수준 및 기술 격차는 1.8년 벌어졌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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