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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3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환영행사에서 각국 대표와 대화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스1 |
이날 오후 열리는 ARF 외교장관회의에는 강경화 외교장관과 리용호 외무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북핵 6자회담 당사국과 아세안 국가 등 총 27개국 외교장관들이 집결한다. 올해는 북미 간 비핵화 평화체제 협상이 진행중인 만큼 한반도 정세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ARF 회의 이후 채택되는 의장성명은 의장국이 27개 회원국의 의견을 취합해 회람한 뒤 수정을 거친 다음 만장일치로 채택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각국은 자국에 유리한 내용을 담기 위해 외교전을 벌인다. 이에 성명은 통상적으로 폐막 1~2일 후 발표된다.
지난해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ARF 회의에서는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엄중한 우려(grave concern)'을 표하는 역대 최고 수위의 의장성명이 채택됐다. 북한에 우호적인 성향의 아세안 국가들마저 북한에 등을 돌렸다는 평이 나왔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 필리핀 방문 기간 동안 고립무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을 비롯한 3개국과만 양자회담을 가졌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ARF 회의 이후 자국의 입장을 발표하는데, 지난해 리 외무상은 끝내 입을 열지 않고 대변인 역할을 한 방광혁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을 통해 입장문을 배포했다. 북핵 문제의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며,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이 철회 전까지 핵·미사일을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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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판 빈 베트남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날 오전엔 필리핀과 회담했으며, 오후엔 뉴질랜드와 양자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호주 등과도 양자회담을 실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 비해 활발한 외보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고 있다. 리 외무상은 전날 갈라 만찬장에서 강경화 외교장관과 조우해 남북외교장관 회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리 외무상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폼페이오와 만날 것인가', '(남북외교장관) 회담에 응할 수 없다고 말한 맥락이 뭔가', '이따 종전선언 얘기할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 이날 ARF 회의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의견을 표명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 경우 서해 위성발사장 해체작업 등 자국의 비핵화 노력을 강조하며 미측이 북한의 체제안전보장과 종전선언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당위성을 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을 포함한 4자 종전선언에 대한 리 외무상의 입장 표명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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