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쵸틴 미얀마 국제협력장관과 양자회담을 하기 위해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4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주변 4개국을 대상으로 한 외교전을 본격 시작한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강 장관은 2일 오후 중국과 일본, 러시아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과의 양자회담은 4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ARF 회의 전날인 3일 입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2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각각 만난 자리에서 상호 관심사를 포함해 최근 한반도 정세와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가 중국이 참여하는 4자 종전선언 가능성을 공식화한 가운데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강 장관은 지난 31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강 장관은 1일 아세안 소속 6개국 외교장관과의 회담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강 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브루나이, 라오스 외무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상호 관심사와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강 장관은 먼저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력을 격상하기 위해 신남방정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남방정책 3대 핵심축인 3P(People·Prosperity·Peace)를 중심으로 아세안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압둘라 장관은 케이팝(K-POP)이 말레이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양국간 인적·문화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외교장관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 장관은 이어 미얀마 쵸틴 국제협력장관도 양자회담을 가졌다. 강 장관은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재차 언급하면서 미얀마 경제의 발전 잠재력이 크고 양국간 협력은 한-아세안 상생 번영과 밀접히 연결돼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기업이 미얀마에 다수 진출해있는데, 미얀마의 풍부한 자원과 우수한 노동력이 한국의 기술과 결합하다면 양국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쵸틴 장관은 박근헤 정부 당시 시작된 새마을운동 시범사업이 현재 100여개 마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미얀마의 젊은 스타트업 기업가들이 한국과 협력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강 장관은 높은 관심을 표명하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를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브루나이, 라오스 등과도 각각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했다.

강 장관은 이들 아세안 국가들과 최근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도 공유했다. 강 장관은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공개적으로 완전한 비핵화에 약속했다고 소개하면서, 조기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측면이 있지만 비핵화란 것은 복잡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강 장관은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 차원에서 필요한 노력을 하고 있고 북미간 이런 논의가 잘 진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강 장관은 북한만 일방적으로 비핵화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원하는 평화체제와 체제안전보장 논의가 함께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에 강 장관이 양자회담에서 종전선언 관련 언급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 장관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비핵화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이에 압둘라 장관과 쵸틴 장관은 최근의 한반도 정세 변화를 환영한다며, 북한 관련 문제의 복잡성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또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문제에 있어 한국 정부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