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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채이배 정책위의장 권한대행에게 2018년도 세법개정안을 보고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지난 30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다. 재원 마련·혁신성장 방안 미흡 등 법안의 허점을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기국회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세법 전쟁'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은 31일 국회에서 고영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번 세법개정안의 재원 마련 방안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발표 내용을 보니 마음이 다소 무겁다"며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첫 단추가 잘못 꿰진 상황에서 이를 메우기 위해 막대한 조세지출을 하는데, 이를 감당할 세입확대 방안이 담겨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작년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에 기재부가 밝힌 중기재정계획에 세입 세출예산 등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세법개정안이 마련된 점도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채이배 정책위의장 권한대행도 "지난해 법인세·소득세 관련 '핀셋 증세'처럼, 이번 세법개정안은 종합부동산세하나만을 가지고 '찔끔 과세' 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지속적인 재정 운용을 위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증세에 대한 논의도 좀 더 솔직하고 용기 있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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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자유한국당도 연일 계속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번 세법개정안이 경제 성장과 동떨어진 '땜질처방'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당은 이날 논평에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시급하지만 이번 세제개편안에도 기업에 대해서 손쉽게 세금을 더 거두려 할 뿐 기업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내용은 없고 소득주도성장 도그마에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또 "기업 관련 규제를 풀고 세금을 줄여야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생기는데, 정부가 되레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고, 증세를 통해 기업에 부담을 떠넘기는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이번 세법개정안 중 종부세 개편에 대해 "중산층 세금폭탄"이라며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세법개정안과 관련해 "노골적인 계층 간 '편 가르기'에 이래저래 중산층만 허리 휠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 가속인상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양산했듯 중산층 세금폭탄이 사회적 갈등과 균열로 이어져서 안 될 것"이라며 "소득분배 개선이나 소득재분배도 좋지만 정부의 말대로 과세는 공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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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교섭단체 3당의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로 구성된 민생경제법안TF(태스크포스)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함진규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채이배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 권한대행,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진=뉴스1

세법개정안에 대한 여야의 온도차가 큰 가운데 정기국회에서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법인세 인하·규제개혁 등으로 기업투자를 촉진하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법, 노동개혁법 등 법안 추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계속해서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의 허점을 지적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효과가 의문스러운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그동안의 예산 퍼붓기에 더해서 조세지출까지 동원하는 것에 대해 염려가 크다"며 "정부의 이번 세법개정안에 대해 국회 심사과정에서 그 효과에 대해 철저히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세법개정안을 "소득재분배 효과와 과세 형평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며 야당의 공세에 맞섰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번 세법개정안은 공정 조세정책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며 "세금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인 소득재분배 효과를 만들어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방향에서 세법개정안이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