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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2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여사가 유네스코에 등록된 안동 봉정사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축물 극락전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유네스코 등록 산사와 산지승원 7개 중 유일하게 가보지 못한 봉정사를 오늘 휴일을 맞아 방문했다.2018.07.20.(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쉴 땐 푹 쉬되, 되도록 국내에서 쉽시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공식 여름휴가 일정을 떠나며 우회적으로 전한 메시지다. '휴식을 위한 휴식'을 취하면서, 어려운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국내의 숨은 명소들을 찾아 떠나는 게 어떻겠냐는 뜻이 담긴 휴가다.
문 대통령은 휴가를 국내의 한 군 휴양시설에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의 '휴가 모드'에 들어간 지난 28일에는 경북 안동의 봉정사를 찾았었다. 최근 유네스코(UNESCO, 국제교육과학문화기구) 문화유산에 등록된 '산사' 7개 중 한 곳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뜨거운 도심에서 벗어나 조용한 산사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청와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퍼졌다.
문 대통령이 봉정사에서 휴식을 취한 모습을 대대적으로 알린 것은 휴가철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해외에 나가는 것보다 국내 각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면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다시 한 번 알린 격인 '유네스코 등록 산사'만 해도 경북(부석사·봉정사), 경남(통도사), 충북(법주사), 충남(마곡사) 전남(선암사·대흥사) 등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휴가철 국내 관광 활성화 방안도 당부했었다. 문 대통령은 "지역경제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국민이 가급적 국내로 휴가를 보내도록 제반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더 많은 국민들이 휴가를 잘 보내게 근로자 휴가비 지원제도, 휴가 문화 캠페인 등의 대책들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정작 공식 여름휴가가 시작된 이후에는 '의미'를 부여하는 일정도 최소화할 분위기다. 봉정사 방문이 있었던 지난 28일, 청와대 측은 "대통령의 휴가는 월요일부터 시작"이라고 거듭 강조했었다. 휴일인 주말을 맞아 봉정사를 방문한 것이지, 휴가 중에 간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날부터 시작된 휴가에서 문 대통령이 강조하고자 한 것은 '휴식'이다.
'월요일부터 휴가'를 강조한 것에 대해 청와대 측은 "그냥 휴가 그 자체를, 본연의 의미로 보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거창한 의미를 담거나 하는 게 부자연스러운 듯 하다"며 "통상적으로 대통령이 휴가를 어디로 가고, 휴가 구상이 뭐고, 책은 무엇을 들고가고, 이런 것을 브리핑하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 것도 없이 순수한 휴가 그 자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온 게 '과로사회'의 종식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취하는 정책 중 하나가 '주 52시간 근무' 시행일 정도로 문 대통령은 '휴식이 있는 삶'을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수보회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 더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다는 부끄러운 현실을 이제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워커홀릭'에 가까운 문 대통령이 자신의 메시지를 스스로 잘 실현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문 대통령은 평일 퇴근 후에나 주말에도 참모들이 올린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여름휴가 때는 휴가지인 경남 진해에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하기도 했다. 취임 후 "연차를 다 쓰겠다"고 공언했지만, 작년 총 14일 중 8일만 쓴 문 대통령이다. 이번 휴가 뒤 문 대통령에게 남은 연차는 총 21일 중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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