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보완법안으로 본 '주52시간'…국회 내에서도 '온도차'

[the300]민주당, 주 52시간 보장에 초점…한국당, 산업 규제 해소에 초점


'주52시간 근무제'를 본격 시행한 지 한 달. 현장에서 불거져 나오는 혼선만큼 국회 내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바라보는 시각차도 크다. 여당은 주52시간 근무제의 정착을 위한 보완입법에 초첨을 맞춘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산업경쟁력을 해치는 '기업 규제'를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송옥주 “퇴근 후 카톡지시도 업무시간으로” =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와 관련 발의된 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3건, 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3건 등 총 6건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내용들은 '주 52시간근무제의 적용대상 확대'와 '적용기준의 명확화를 통한 제도정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정보통신기기를 활용해 사용자가 업무 지시하는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되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정보통신기기 등을 통해 사용자의 지시를 받는 경우 근로시간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송 의원은 카카오톡 메시지처럼 정보통신기기 등을 활용해 특정 시간 동안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업무에 관한 지시를 하는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구체화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기준이 불분명해 현장혼선이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른 보완법안이다.

같은당 박광온 의원은 취업규칙의 명칭을 '사업장협정'으로 변경하고 사용자가 사업장 협정을 작성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취업규칙에 해당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근로자의 업무시간, 휴게시간, 임금, 퇴직,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사항 등 근로자에게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을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 사용자가 이를 작성하거나 변경할 때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을 뿐 해당 의견을 취업 규칙에 반영할 의무가 없어 일방적으로 사용자의 입장만을 반영한다는 지적에 대한 보완법안이다.

같은 당 신창현 의원은 주 52시간 초과 근무가 허용되는 '특례업종'에서 택시운송업을 제외하자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59조는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대한 특례규정을 두고 법에 열거한 업종에 해당하면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 △보건업 등이 주52시간 근무제에서 제외되는 특례업종이다.

신 의원은 "택시운송업은 타코미터기로 휴식과 주행 등 운행시간과 휴식시간의 100% 추적이 가능한 만큼 특례업종에서 제외해 장시간 노동을 억제할 수 있다"며 "임금산정 방식 역시 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해 그 금액이 최저임금 이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추가 연장근로 가능대상 확대" = 반면 한국당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해 산업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는 부분에 보완 입법의 초점을 맞췄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과 신보라 한국당 의원은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최대 3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탄력근로제란 근로시간을 일일, 일주일 단위로 지켜 주 52시간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내에 근로시간을 늘리고 줄이면서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행법에 따르면 계절별·월별 업무량에 따라 효율적으로 근로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취업규칙에서 정하면 2주,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거친 경우 3개월 단위로 탄력적 시간근로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월말과 월초에 바쁜 일이 반복되는 사업장 △신제품 출시 등을 위해 6개월 이상의 장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IT·R&D 분야 사업장, 벤처 스타트업 △계절적 수요 변동이 큰 에어컨 제조업체 △호황과 불황에 따라 수요변동이 큰 건설·조선업 등은 현행 탄력적 시간 근로제로 근로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추 의원과 신 의원은 탄력 근로제의 단위기간을 취업규칙에 의한 경우는 1개월로, 노사 간 서면 합의에 의한 경우는 최대 1년으로 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추 의원은 또 주 52시간을 넘어서 추가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 경우를 확대하고 이를 법률에 직접 규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에는(주 12시간 이외에)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경우에 한정해 근로자의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연장근로 시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연장근로 시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는 요건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자연재해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해 이를 수습하기 위해 연장근로를 피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해 놓고 있다.

이상 발의된 법안은 민주당과 한국당 당론으로 발의된 것은 아니다. 아직 도입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만큼 조금 더 경과를 지켜보고 각 당의 입장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방향성은 다르지만,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여야 모두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조만간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보완입법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