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軍에 기무사·성비위·방산비리 개혁주문(종합)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 국방개혁2.0 보고대회에 참석하여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8.07.27. pak7130@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국방개혁 2.0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기무사의 일탈, 군의 성(性) 비위, 방위사업 비리 등을 비판하며 강도 높은 개혁과 재발방지책을 주문했다. 국방개혁안에 대해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지만 "그 끝이 어딜지는 불확실하다"며 유연하고 신축성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군을 개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서 열린 전군지휘관 회의에서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과 계엄령 검토는 그 자체만으로도 있을 수 없는, 구시대적이고 불법적인 일탈 행위"라며 "기무사 개혁 방안을 별도로 조속히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여 국방력 강화에 기여하는 기무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군에 △질적으로 강한 군대 △전시작전통제권 조기전환 등 스스로 책임지는 국방 태세 △스마트 국방, 디지털 강군 그리고 △국민을 두려워하는 군대가 될 것 등 네 가지를 주문했다. 특히 네번째 국민을 두려워하라는 대목에서 기무사가 본연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개혁안을 요구했다.

이어 "방위사업 비리 역시 국민을 배신한 중대한 이적 행위"라며 "군이 충성할 대상은 오직 국가와 국민이라는 점을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를 방위사업비리처럼 사실상의 이적행위로 보는 셈이다.

또 "국민들은 군대 내 성비위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불미스러운 일로 사기를 떨어트리는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특단의 노력을 강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지휘관부터 솔선수범하여 민주적이고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확립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과 인권이 보장되는 선진 민주군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개혁 과제"라며 "다시는 국민 누군가의 소중한 딸, 아들이 부당하게 희생을 강요받거나 목숨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개혁안에 대해 "과거 실패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최근 안보 정세와 사회여건 등 시대적 변화 요인도 반영됐다"며 "군 안팎의 공감과 지지를 얻기 위한 소통 노력도 병행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방 개혁 2.0의 비전과 목표는 명확하다.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강한 군대,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비핵화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그 끝이 어딜지 여전히 불확실하다. 안보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고 신축성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군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 국방개혁2.0 보고대회에 참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문 대통령의 착석을 도와주고 있다. 2018.07.27. pak7130@newsis.com

아울러 "국방개혁은 정권 차원을 넘어 국가의 존립에 관한 것"이라며 "군 통수권자로서 국방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예산과 제도의 기반을 강화해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개혁을 성공시킬 것"이라 말했다. "국방개혁을 위한 법제화가 조기에 이루어지도록 국회는 물론 국민과의 소통에도 힘써 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정전협정 65주년이기도 하다"며 "오늘에 맞추어서 미군 유해 55구가 송환되는 좋은 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65년 전 최후의 평화적 해결 달성을 목표로 정전에 합의했다. 한반도의 막대한 고통과 유해를 초래한 전쟁을 멈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무더위 속에서도 전방과 후방, 해외 등에서 위국헌신하고 있는 우리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했다.

이날 송영무 국방부 장관,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 외에도 육·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부사령관, 1·2·3군 사령관, 국방부 차관 등 국방부와 군 주요 지휘부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참모들이 배석했다. 참석자들은 회의 전 포항 해병대 '마린온' 헬기사고 희생 장병과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참석자들은 "충성"이라고 소리내 문 대통령에게 경례를 붙여 눈길을 끌었다. 통상 회의 때 대통령에게 경례하더라도 구호 없이 거수경례만 한다. 이날은 "충성" 구호를 외쳤고, 영빈관에 즐비한 '별'(장성)들이 회의 시작 전 구호를 연습하는 풍경도 펼쳐졌다. 육·해·공군 중에 육군은 "성"에, 해군은 "충"에 손을 올렸다.

송영무 장관이 각종 구설에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이어서 충성 경례가 더 주목됐다. 송 장관은 문 대통령의 의자를 잡고 자리에 앉는 것을 돕는 등, '의전'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 보였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 국방개혁2.0 보고대회에 참석한 지휘관들이 대통령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18.07.27.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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