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폭염도 재난"…'대프리카' 특별재난구역 될까

[the300]'재난' 정의 재난안전법 제3조 개정이 우선…국회에 2년째 관련법 계류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인 지난달 29일 오후 대구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달걀 프라이, 녹아버린 러버콘, 바닥에 녹아 붙은 슬리퍼 등 이색적인 조형물 등이 설치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폭염의 도시 대구와 아프리카를 결합한 ‘대프리카(Daefrica)’를 상징하는 이 조형물은 대구 출신 작가와 지역 디자인 업체가 만든 것으로 앞으로 두 달간 전시된다. /사진=뉴스1

"'대프리카' 대구를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합니다!"

폭염도 자연재해 범위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이 개정되면 이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해질 수 있다. 대구처럼 40도 가까운 폭염이 기승인 곳에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폭염도 재난으로 취급해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에 포함시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관련 법 개정에 관심이 쏠린다. 에 박차가 가해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재난 관리의 근거법인 재난안전법 개정의 필요성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방향의 재난안전법 개정안은 이미 국회에 다수 발의돼 있다. 모두 '재난'을 법적으로 정의하는 제3조 제1항 문안을 개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조항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을 재난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중 '자연재난'으로는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낙뢰 △가뭄 △지진 △황사 △조류 대발생 △조수 △화산활동 △소행성·유성체 등 자연우주물체의 추락·충돌 등이 인정된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미 20대 국회에서만 2016년부터 이명수·정병국·윤영석(이상 자유한국당)·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폭염을 재난 범위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중 정병국·윤영석·김두관 의원 안은 폭염뿐 아니라 한겨울 혹한도 재난으로 정의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계절과 맞지 않는 이상저온 현상으로 인한 농작물 냉해 등의 피해도 재난 범위로 포함하는 어기구 민주당 의원안도 지난달 발의됐다.


이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상기온으로 인한 각종 피해와 사고에 대한 주무 부처가 재해 콘트롤타워인 행안부로 바뀐다. 그러면 재난안전법에 따라 폭염·혹한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하거나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 정도에 따라 국가 배상도 이뤄질 수 있다. 

관련 개정안을 발의한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이상 고온이 되풀이 되면 인명 피해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가 담겼다"며 "매년 폭염으로 식중독이나 가축 폐사가 늘어나는 부분도 어떻게 보면 불가역적인 재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폭염·혹한 등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미치는지 원인 규명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8월28일 행안위 안전법 심사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2016년 발의된 이명수·정병국·김두관 의원 안을 논의에 대해 정부 측에서 '신중 검토'라며 수용이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당시 류희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다음 1년 내 미세먼지·폭염·혹한의 재난 포함 여부를 다시 한번 정확히 결론 내리겠다"고 밝혔다. 국회 수석전문위원 역시 법안 검토 보고 결과를 "그 원인이 직접적으로 폭염에 의한 것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폭염 피해의 원인 규명이나 보상 기준이 곤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이유로 이미 19대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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