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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3일(현지시간)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대로 해체를 시작한 서해위성발사장의 모습을 공개했다. 38노스는 "이들 시설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기술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온 것이기 때문에 이번 해체는 북한 입장에서는 신뢰구축을 위한 중대한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의 주요시설을 해체하며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 이행에 나섰다. 북핵 협상 '샅바싸움'이 끝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지 여부가 관건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23일(현지시간) 북한 서해위성발사장의 최신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우주발사체 조립 시설물, 액체연료 엔진 개발을 위한 로켓엔진 시험대 등의 해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발사장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 기술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온 시설이다.
북한과 미국 사이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협상의 '모멘텀'을 노려온 청와대도 관심을 기울였다. 24일 오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현안점검회의에서도 관련 보고가 이뤄졌다. 우리 정부가 해당 사안을 사전에 미리 파악했던 내용이 보고가 된 것인지, 38노스가 보도한 내용을 보고한 것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둘 다였다"고 답했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무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와 관련 "비핵화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핵화를 위해 차곡차곡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것도 안 하는 것 보다는 좋은 징조"라며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이벤트로 만들지 않고 (해체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북한 나름대로 시기를 조절하기 위한 것인지 등의 의도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번 조치가 주목받는 것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포착된 북한의 비핵화 조치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프로세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지만 북측은 한 달이 넘도록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왔다.
북측이 이번에 해체를 시도하고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약속한 게 이번 조치가 맞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 동창리 엔진 실험장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 해체를 완료한 후, 미국이 상응할 만한 조치를 내놓는다면, 협상의 속도는 다시 빨라질 수 있다. 최근 북한 측이 종전선언을, 미국 측이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 등을 서로 요구하며 양국 간 갈등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던 바 있다. 이같이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 북측이 양국 간 합의를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후속 협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북한에 대해 '최대한도의 압박'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 재무부, 국토안보부 등은 이날 부처 공동으로 '대북제재와 단속 주의보’를 발표했다. 지난 2월 국제 운송 주의보에 이은 두번째 주의보로, 북한의 불법 무역과 해외 노동자 파견 문제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했다. 특히 중국 기업이 북한의 기업과 하청 계약을 맺은 뒤 의류를 생산하고, 북한산 수산물이 제3국으로 넘어간 뒤 재가공돼 북한산이라는 흔적을 지우는 사례가 제시됐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대북제재의 이행이 긴요하다는 미국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변인은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북미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그런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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