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정치, 경제 등 분야를 막론하고 가짜뉴스가 나온다. 2017년 대선을 시작으로 언론의 '팩트체크' 노력도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머니투데이 더300은 가짜뉴스 세계를 들여다보고, 팩트체크를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기사도, 팩트체크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팩트체크 콘텐츠를 만들어도 독자들이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팩트체크 기본규약을 만든 알렉시오스 만찰리스 IFCN 디렉터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팩트체크 컨퍼런스에서 "(팩트체크 기자) 여러분의 글을 (여러분의) 엄마들만 읽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팩트체크는 문제가 되는 주장을 검증한 결과를 글이나 뉴스를 통해 설명했다. 독자가 어떤 부분이 사실이 아니고, 사실인지를 일일이 콘텐츠를 다 읽어야만 알 수 있었다. 어려운 내용이면 가독성이 떨어졌다. 독자마다 관심사와 이해도가 다른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해외에선 팩트체크를 대중화하기 위한 색다른 노력들이 꾸준히 있어왔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활용해 무거운 주제들을 가볍게 다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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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시민들을 만나는 줄리앙 팽 기자/사진=해당 영상 페이스북 캡쳐 |
◇발로 뛰며 직접 현장을 찾는다=프랑스의 줄리앙 팽(Julien Pain) 기자는 거리로 나가 시민들을 만났다. (->해당 영상) 온라인에 떠도는 루머들을 보여준 뒤 그들의 생각을 묻고 팩트체크하는 과정을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근처에서 촬영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한 시민은 현장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보다 기자와 독자 간 소통에 초점을 둔 시도였다. 물론 모두가 다 호의적이진 않았다. "언론을 믿지 않는다", "기자들은 거짓말쟁이다"라는 발언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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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미셸 예희 리 기자의 팩트체크 방식. /사진=2018 팩트체크 컨퍼런스 |
◇더 쉽고 더 재밌게…=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미셸 예희 리 기자는 2016년 미국 대선 때 스냅챗(Snapchat)을 이용한 팩트체크로 화제를 끌었다. 스냅챗은 사진과 동영상 공유에 특화된 모바일 메신저다. 리 기자는 당시 공화당 후보들의 방송토론을 검증한 팩트체커였다. 이미 본인이 검증 기사를 쓴 사안 중 독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을 선별해 특별히 준비했다. SNS를 활용하면 훨씬 더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소 복잡할 수 있는 팩트체크 내용을 재밌고 효과적으로 전달한 사례다. 디자인팀의 도움으로 정치인 인물 일러스트도 미리 마련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 밖에도 인스타그램에서 스티커나 생방송 기능을 활용하는 팩트체커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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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검색하면 허위사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스페인의 웹사이트. /사진=말디토 부로 웹사이트 캡처 |
유럽에서도 혁신 사례들이 이어졌다. 허위사진을 검색해 독자가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웹사이트도 있다. 스페인의 말디토 부로(Maldito Bulo)다. 사용자가 이미지를 검색하면 허위인지 진짜인지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창문을 통해 트럼프를 엿보는 사진도 허위로 판명이 났다. 기사를 찾는 대신 독자가 직접 이미지를 팩트체크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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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앱을 통해 질문을 받는 뉴트럴(스페인 미디어 스타트업). /사진=뉴트럴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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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파젤라 폴리티카의 1분 팩트체크 영상. /사진=파젤라 폴리티카 페이스북 영상 캡처 |
1분짜리 타임랩스 비디오를 이용한 곳도 있다. 이탈리아의 파젤라 폴리티카(Pagella Politica)는 분필로 직접 써가며 정치인의 발언이 틀렸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장문에 지친 독자들은 파젤라 폴리티카의 역동적인 손 움직임에 집중했다. 해당 비디오는 독자들의 많은 공유를 받아 다른 긴 팩트체크 기사들보다 더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 사례는 국제언론인센터(ICFJ)가 진행한 사실검증 콘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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