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로 다른 최저임금..알바와 자영업자는 모두 행복해질까

[the300][이주의법안]추경호 한국당 의원 '업종별 최저임금법' 발의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됐다. 인상률은 10.9%다. 지난 주말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 후 대통령 지지율은 급락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국정 지지율 긍정 평가는 12%포인트 넘게 떨어져 50% 이하로 내려섰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대표, 사용자대표, 공익대표 각 9인으로 구성돼 있다. 2019년 최저임금 결정은 민주노총과 사용자 대표가 불참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공익대표와 근로자대표 일부인 한국노총의 의결로 내년 최저 임금이 결정된 셈이다.

사용자대표들은 별도의 입장발표를 통해 최저임금의 소폭 인상을 주장하는 대신 업종별, 규모별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최저임금 미만율,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과 부가가치를 전체 산업평균과 비교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절반만 적용하거나 별도의 인상률을 정하자는 것이다.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을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노동부장관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 현행 최저임금은 업종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법적으로는 현재도 업종별 최저임금 결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첫 해인 1988년에 2개 그룹으로 나눠 실행됐을 뿐 이후 단일 최저임금제가 유지됐다.

연령이나 숙련도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감액하는 규정은 여전히 존재한다. 2005년까지 연소근로자에 대해 감액해 적용했다. 2014년까지 감시·단속근로자 역시 감액된 최저임금을 적용했다. 현재는 1년 이상 계약시 3개월간 수습근로자에 대해 10% 감액된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또 가사 사용인, 선원, 중증장애인의 경우 최저임금 적용이 되지 않는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업종별 최저임금법’이다. 최저임금이 2018년 전년대비 16.4% 인상된 데 이어 내년 10.9% 인상결정이 이뤄진 뒤 나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반영한 입법으로 보인다. 현재 임의규정인 업종별 최저임금제를 의무규정으로 바꿔 업종별 실정에 부합하는 임금인상을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이 법은 반드시 필요한가?” = 업종별 경영상황이나 근로자 임금의 차이는 확실히 존재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17년 연구에 따르면 1인당 부가가치나 1인당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업종별 경영지표에서 음식 및 숙박업, 소매업은 전체 산업의 절반에 불과하다. 저임금근로자 비중, 시간당임금, 월임금도 업종별 차이가 매우 크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50%에 달한다. 중위 임금은 제조업의 절반이다. 소매업도 저임금자 비중이 37%이며, 시간당 임금은 중위값이 7000원대다(2016년 기준). 제조업 내에서도 식료품제조업이나 의류산업은 임금이 낮고, 전기, 가스, 금융 및 보험업 등은 임금이 높다.

지역별로도 경영지표 차이가 확연하다. 제조업체가 밀집한 울산은 매우 높지만 강원도는 모든 지표가 낮은 식이다. 당연히 울산, 서울, 경기도는 저임금근로자 비중이 낮고 시간당임 금, 월 임금이 높다. 개인사업체는 업종별 차이가 크지 않고 영업이익율은 높지만 자영업자의 인건비를 포함하면 영업이익과 부가가치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반발이 실체를 갖는 근거다.

◇“이 법은 타당한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하는 나라는 적지 않지만 그 방식은 각기 다르다. 최저임금을 지역에서 결정하는 일본의 경우 노사합의에 근거해 업종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그리스는 생산직과 사무직, 결혼여부, 근속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벨기에는 연령 및 경력에 따라, 호주는 직종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으로 구분하고 직종별 차등 적용하는 멕시코와 같은 나라도 있다. 업종별 차등이 아닌 연령이나 숙련정도에 따라 차등이나 감액을 시행하는 국가는 더 많다. 각국의 경험은 최저임금 차등제 고려시 업종외에 더 많은 기준과 변수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법은 실행 가능한가?”=근로자측은 생계비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현재 최저임금 기준은 비혼 단신 근로자다. 유럽의 경우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생계비를 고려하는 경우가 적지만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생계비를 고려해 결정한다. 중국은 1인당 평균 생활비용, 필리핀은 국가통계조정회의의 빈곤선을 고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저임금은 당연하게도 사용자에게는 비용이지만 근로자에게는 생계를 유지하는 전부다. 차등 적용이 비용을 줄이려는 사용자와 충분한 생계비를 확보하려는 근로자 사이에서 상승폭을 하방으로 이끌려는 사용자에게만 유리한 장치로 여겨진다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힘들어 보인다.

업종별 경영상황은 매우 다르며 임금은 여기에 영향을 받는다. 경영상황이 나쁜 개인사업자, 음식서비스업, 소매업자들이 최저임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건 업종의 상황이 반영된 필연적 결과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실제로는 사용자이자 근로자인 이중적 지위인 경우가 많다. 일하는 국민들은 모두 근로자이고, 최저임금 1만원은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닌 정책수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고 사람답게 살 권리의 ‘상징’이다. 수술은 성공했는데 환자가 죽는 상황은 정책목표와 수단을 구분하지 못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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