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기무사 문건' 성공한 수사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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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군 검찰이 국군기무사령의 '위수령·계엄령'문건 작성과 관련해 16일부터 공식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국방장관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로 진행되는데 지난해 3월 촛불집회 당시 기무사가 작성한 위수령 및 계엄령 문건과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이 대상이다.


위수령·계엄령 문건 수사의 본질은 간단하다. 누구 지시로 작성됐고 어느 선까지 보고됐으며 실행까지 검토했는지 여부다.


대규모 압수수색이나 회계장부 분석, 계좌추적 등 시간을 요하는 사건이 아니란 얘기다. 관련자 진술과 이들 진술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추가 문건 또는 정황을 확보하면 어렵지 않게 전모를 밝혀낼 수 있는 사안이다. 


살아있는 권력이 아닌 과거 정권 인사들이 주요 타깃이 되는 만큼 대상자 조사에서도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수사결과가 발표된 이후에 '성공한 수사'로 기록될 수 있을까.


경찰이나 검찰 등 민간 수사기관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수사 가운데 하나는 언론과 정치권이 가세한 사건이다. 언론이 수사 초기부터 현미경을 들이대면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다. 수사 대상자의 소환 유무, 진술의 신빙성, 적용할 혐의의 적법성 여부 등 시시콜콜 검증을 받아야 하는 만큼 신중해 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주장이 맞서고 있으면 수사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번 사건을 놓고 여야는 공식 수사에 착수하기 전부터 충돌하고 있다.


여권은 국정조사, 청문회 필요성을 제기하며 기무사 문건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고 야권은 '적폐몰이'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어떠한 수사결과를 내놓든 어느 한쪽으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사팀은 이럴 때일수록 법과 원칙만을 생각해야 한다. 여론이나 정치권을 의식하고 수사를 진행하면 편향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책임은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문건이 작성되고 보고되기까지의 실체적 진실을 가감 없이 파헤치고 실제로 이러한 계획의 실행이 검토됐는지를 판단하면 그만이다.   


이번 사건은 기무사 개혁작업이 한창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앞으로 진행될 기무사 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국방장관의 지휘를 받지않는 군의 첫 독립수사라는 상징성도 내포하고 있다.

  

수사팀의 강단 있는 자세와 흔들리지 않는 소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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