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기무사 문건 비공개는 정무적 판단"

[the300]동계올림픽·남북 정상회담 고려, 6·13 지방선거 쟁점화할 가능성 있어 비공개 결정

서동욱 기자 | 입력 : 2018.07.16 10:30

지난 15일 오후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및 위수령.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의혹 수사를 담당할 특별수사단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별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 사진 = 뉴스1

국군기무사령부의 '위수령·계엄문건'을 보고받고도 이를 즉시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문건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무적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송 장관은 16일 "지난 3월 16일 기무사령관으로부터 해당 문건을 보고받았다"면서 " 문건에 대한 법적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함과 동시에 공개여부에 대해서는 정무적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 분위기를 유지하고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우호적인 상황 조성이 중요하다고 봤으며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건을 공개하면 쟁점화 될 가능성을 감안해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참모진들과 논의하는 자리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송 장관은 "4월 30일에 기무사 개혁방안을 놓고 청와대 참모진들과 논의를 가졌다"면서 "논의과정에서 과거 정부시절 기무사의 정치 개입 사례 중 하나로 촛불집회 관련 계엄을 검토한 문건의 존재와 내용의 문제점을 간략히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의 비공개 방침에 따라 청와대에 해당 문건을 전달하지 않아 이 문건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이날 논의를 기반으로 외부 민간 전문가들이 포함되는 기무사 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기무사 개혁방안을 마련키로 했다"면서 "기무사개혁위원회는 개혁안을 작성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님의 특별지시에 따라 과거 불법적으로 정치개입을 했던 인원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히 처벌할 계획"이라며 "기무사 본연의 임무인 방첩·보안 사안에 전념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개선을 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송 장관은 "지방선거 종료 후에 문건에 대한 군 검찰 수사가 신속하게 전개되지 못한 점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님의 특별지시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무사 문건은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입수해 공개했다.

기무사가 작성해 한민구 당시 국방장관에게 보고한 이 문건에는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 직전 시위대 소요에 대비해 위수령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송 장관은 문건을 보고받고도 공개하지 않아 '미온적 대처'라는 비판이 일었고 비공개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국방부의 청와대 보고 여부에 대해 김의겸 청외대 대변인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칼로 두부 자르듯 딱 잘라서 말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는 회색지대 같은 그런 부분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야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