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소득주도정책 후퇴 아닌 새로운 방향 제시"

[the300]규제완화 등 혁신성장 정책으로 경기침체 돌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2018.7.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월 한 인기 TV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최저임금을 비롯해 많은 경제정책과 관련, 대통령이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우리 사회가 갑론을박하던 시기였다. 사실상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언급한건데, 시의적절했다는 평이 많았다. 딱딱한 경제 현안에 대한 방향을 예능 프로에서 쉽게 설명한 덕분이다. 관가에선 최저임금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후 기재부를 비롯해 경제부처 관계자들이 속도조절을 자주 언급했다.

2개월이 지난 지금 최저임금 속도조절이 현실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 기류가 같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수혜자의 기쁨보다 피해자의 절망이 더욱 커지고 있는 탓이다. 소상공인을 비롯해 영세 자영업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최저임금 정책을 비판한다. 고용 등 지표도 최악이다. 편의점 업주들은 ‘불복종’까지 공언했다. 당정청 입장에선 ‘최저임금 인상’만 부여잡을 수 없다.

물론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라는 독립된 기구에서 결정한다. 하지만 노동계와 재계의 첨예한 대립하는 분위기 속 정부의 시그널을 받은 공익위원들의 선택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역대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보면, 노동계와 재계가 맞붙을 경우 공익위원들이 낸 안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늦춰진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소득주도 성장이란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는 건 아니다. 방향만 살짝 틀었을 뿐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핵심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변됐는데 정책 수단을 넓히는 게 당정청의 정책 방향이다.

대표적인 게 저소득층에 지급하는 근로장려세제(EITC)를 대폭 확대다. 당정은 기존 평균 지급액을 두배 가까이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만 부각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김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EITC는 일하는 저소득층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제도로 현재 116만 가구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를 대폭 늘리는 게 정책성공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고 야당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당정청은 소득만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비용을 줄여주면 소득 인상 효과가 있다고 보고 통신비나 교통비, 주거비 절감대책을 마련 중이다. 기재부는 이달 발표할 하반기경제정책방향에서 EITC와 같은 소득지원책 뿐만 아니라 생활비 절감 대책도 다수 발표할 방침이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최저임금을 올리거나 이전소득을 늘리는 것만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아니다”며 “국민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각종 비용을 줄여주면 그만큼 소득 보전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이처럼 소득주도성장 정책뿐만 아니라 침체 국면에 빠진 경기를 활성화할 대책들도 고민하고 있다. 혁신성장 정책이 대표적인데, 규제완화 정책들이 이번 하반기경제정책방향 발표때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이날 홍 원내대표에게 “은산분리·개인정보보호법 등 핵심 규제법안에 대한 입법을 최대한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아무리 규제개혁을 노력해도 국회의 입법협조가 없으면 '연목구어(緣木求魚)'"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미 국회에 발의된 규제 샌드박스 5법을 포함해 스마트도시법, 은산분리법안 등을 열거하며 재차 협조를 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사실 규제문제는 우리 당이 소극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면서 "8월까지는 그런 의견들을 해소시키고 당정이 규제혁신 관련 법들에 대해 일치된 의견으로 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는 이미 규제샌드박스 5법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방탄국회 때문에 4월 이후로 국회가 소집되지 못했다"며 "사전에 이견들을 조정·조율해 정기국회 전에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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