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걱정 줄이라" '임걱정' 외침에…여야 "상가법 국회 통과"

[the300]중소상인단체 등 239곳, 상가법 개정 위한 '임걱정 본부' 출범…여야 의원 한 자리에 '관심'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에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회장으로부터 상가법 개정 요구안을 전달받은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7일, 서울 종로구 서촌 한 족발집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족발집 사장 김모씨가 가게 월세를 한번에 4배 넘게 올린 건물주 이씨에게 둔기를 휘둘렀다. 이 건물에서 5년 이상 족발집을 운영하던 김씨는 2016년 1월 새 건물주 이씨가 올린 월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임대차 계약 기한을 5년으로 정한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법)을 근거로 이씨 손을 들어줬다. 김씨가 법원 판결에도 버티자 이씨는 12차례에 걸쳐 강제집행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감정이 격해져 둔기 사고까지 발생했다. 김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른바 '서촌 궁중족발 사건'이다.

상가법을 개정해 제2의 '궁중족발 사건'을 막아야 한다는 자영업자들이 11일 국회에 모여 연대하자 국회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관심을 보였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운동을 벌여 왔던 중소상인 단체와 시민단체 등 239곳이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을 열었다. 이 본부는 "임대료 걱정 없이 장사하는 그날까지"를 구호로 '임걱정 본부'라는 별칭도 달았다.

이들은 △권리금 회수 기회 보장 △계약갱신 요구권 10년 이상 보장 △상인들에게 퇴거보상비와 우선입주권 보장 △월차임 상한 제한 현실화 △환산보증금 제도 폐지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법제화 등을 골자로 하는 상가법 개정을 국회에 촉구했다.

특히 현행법에서 기존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가 제대로 되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들은 우선 현행 '계약 종료 전 3개월'인 권리금 회수 기간을 늘리는 등의 법안 개정으로 기존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현행법 중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후 건물을 1년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라는 예외 조항에 대해서는 "모호한 조항"이라며 규정 삭제를 주장했다. 이는 건물주가 세입자가 구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부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인데 기존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현행 5년에 불과한 임대차 기간이 너무 짧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임대차 계약 기간 제한이 없는 프랑스와 일본처럼은 어렵더라도 현실적으로 최소 10년 이상의 임대차 계약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남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재산권의 과도한 제한에 대해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헌법에 따라 과도한 재산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가의 철거·재건축 등으로 퇴거 명령을 내릴 경우 권리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세입자들에게 새 건물의 우선입주권이나 퇴거보상비를 주도록 하는 규정도 개정 법안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이밖에 상가법 보호 범위를 줄여 실익이 없는 환산보증금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과 상가 임대료를 소비자물가상승률 2배 이상 인상하지 못하도록 상한을 두는 방안 등도 제안됐다.

이들은 20대 국회 들어 전날까지 국회에 상가법 개정안 24건이 계류된 가운데 한 건도 처리가 안 됐다며 국회가 개정을 위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김 변호사는 "법제사법위원회 상정만 되면 통과될 텐데 원내 5당이 빨리 합의하라"며 "다음 임시국회에서라도 결의해 달라"고 말했다.

국회도 이에 빠른 시일 내에 관련 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여야가 한 목소리를 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상가법 개정안이 국회에 언제 제출됐나를 생각해 보니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됐다"며 "오늘까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임걱정 본부'까지 출범하게 된 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올 가을에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야당도 응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건물주들이 을(乙)의 입장을 반영 않고 장사가 잘 되니 임대료를 올려 임대수입을 높이거나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지극히 잘못됐다"고 호응했다. 성 의원은 "(임대료를) 공시지가 기준이나 공시지가에 비례하는 시가 기준으로 일정한 인상률을 결정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건물주 마음대로 정하는 것은 시장경제에 맞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여당 원내대표와 성 의원까지 든든히 약속해 주셔 올해는 꼭 상가법이 통과될 것 같다"고 거들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도 "올해 안에 꼭 적정한 임대료를 위한 상가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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