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여파 '김경수·이재명' 등 지자체장 취임식 잇단 취소(종합)

[the300]"민생이 우선"…취임식 여는 곳도 '간소화' 분위기

북상중인 제7호 태풍 '쁘라삐룬' 영향이 거세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신임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잇달아 취임식을 취소했다.

김 지사는 1일 오후 2시 도청에서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태풍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 그러면서 2일 취임식 취소를 결정했다.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취임식을 강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김 지사는 2일 오전 충혼탑 방문 일정만 소화한 뒤 태풍 점검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취임식을 전격 취소했다. 태풍 대비 긴급 재난안전 대책 수립을 위해서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수원 현충탑을 참배한 뒤 곧바로 도청에 출근했다. 재난안전종합상황실에서 간략히 취임선서를 했다. 비상근무 중인 직원들만 지켜봤다.

6·13 지방선거 당선인들이 대부분이 2일 예정됐던 취임식을 취소하거나 간소화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당시 사례를 남긴 '작은 취임식'이 대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식을 아예 하지 않기로 했다. 박 시장은 2일 아침 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이다. 곧바로 업무 시작이다. 기자간담회를 열고 간단히 '취임의 변'만 밝힌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취임식을 시민 위주로 치를 예정이다. 이 역시 내빈석과 내빈 소개, 내빈 축사가 없는 '3무(無)' 행사로 진행하는 등 '작은 취임식'이다.

영·호남 지역 단체장들도 취임식을 취소하거나 취소검토중이다.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온 탓이 크다.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 지사와 마찬가지로 재난대책회의를 각각 열고 시정을 시작했다. 2일 취임식은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의전은 최소화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내빈 소개나 시장 프로필과 약력 소개는 없다"며 "축사도 취임사 말고는 다 뺐다"고 전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은 하루종일 태풍 쁘라삐룬과 씨름해야 한다"며 "취임식도 태풍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오늘 오후 경남 재해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임기 시작을 태풍과 함께 하다보니 앞으로 걸어갈 길도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태풍 피해가 예상돼 취임식을 취소하기로 했다"며 "취임식과 관련해 혼선을 줘서 도민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취임식 날인 2일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예상되면서다. 도민안전과 피해예방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2일 오후 5시 전북도청 현관 앞마당에서 취임식을 연다. 도청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행사를 안내했다. 의전과 내빈 좌석은 준비되지 않는다. 스탠딩 형식 취임식이다. 전북도청 관계자는 "축하화환도 받지 않는 '실무형' 취임식"이라며 "성대한 취임식에서 탈피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탈권위'를 지향한다.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 형태 취임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장수 노인과 워킹맘, 다문화여성, 환경미화원 등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손님들을 초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별도의 취임식이 없다. 도민불편과 행정력 낭비를 없애는 차원에서 생략키로 했다는 전언이다. 취임메시지는 영상으로 만들어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올릴 예정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시민과 함께'를 주제로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취임식을 치른다. 시민 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양승조 충남지사 당선인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취임식을 연다. 비정규직, 장애인, 다문화가정, 소상공인,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들을 취임식에 초대한다. 취임식 전 사전환담도 진행한다.

재선에 성공한 이춘희 세종시장과 3선에 성공한 이시종 충북지사도 취임식을 '간단히' 치를 예정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취임식을 생략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선서 위주의 간략한 취임식을 선보이면서 '작은 취임식'이 대세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보신각 타종행사나 군악·의장대 행진, 예포 발사 등을 생략했다.

화려한 취임식은 구태가 됐다. 지역에서 이름세를 날린 각계각층 인사들을 초청하고 화환을 병풍처럼 두르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취임식 간소화는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인식으로 취임식 예산을 줄이는 한편, 4년 간의 '민생' 행보를 예고하는 의미가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방권력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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