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 방안을 놓고 자유한국당이 '갑론을박' 중이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권한대행의 사퇴 문제에 대해 다수가 재신임 의사를 밝히면서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비대위 준비위)도 당분간은 추진 동력을 얻을 전망이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와 중진 의원들의 반발도 여전하다.

한국당 3선 의원 10여명은 26일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김 권한대행에 힘을 실어줬다. 3선 모임의 간사격인 강석호 의원은 이날 오전 3선 의원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회정상화가 필요하고 원구성이 시급하기 때문에 퇴진에 대한 부분은 부당하고 좀 무리한, 적절치 않은 거 아니냐는데 3선 의원들의 의견이 일치됐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초·재선 회동에서도 유임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은 전날 연석회의를 갖고 "다수가 (김 권한대행이) 유임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냈다"고 밝혔다. 재선 모임의 간사격인 박덕흠 의원은 "(의원들) 다수의견은 비대위 체제로 당분간은 가야된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자유한국당 내 비홍(非홍준표)파 중진 의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우당(憂黨) 간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심재철, 유기준, 이주영, 정우택, 나경원, 정진석 의원.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인 이들은 홍준표 당 대표에게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개최와 네가지씩의 요구사항을 제시했으나 이에 대한 뚜렷한 답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사진=뉴스1

그러나 친박계와 중진 의원 중심으로 한 반발 기류도 만만치 않다. 당 혁신안 발표부터 비대위 준비위 출범까지 당 쇄신 논의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김 권한대행의 행보에 견제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심재철 의원은 준비위의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안 위원장이 선정한 비대위원장은 안 의원 자신이 의장을 맡고 있는 전국위원회에서 의결을 거치는 것이어서 자신이 선정한 사람을 자신이 의결하는 구조"라며 "이런 요식 절차는 중세시대에나 있었던 제왕적, 독재적 행태와 다름이 없다"고 꼬집었다.

4선 나경원 의원도 전날 "김 원내대표는 조기전대 반대 및 비대위 구성결정, 당 해체 쇄신안 발표, 비대위 준비위 구성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더욱이 준비위 구성을 보면 지난 의원총회에서 앞장서서 김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3선 의원 대부분이 복당파이며 복당파의 최전선에 서 있는 사람이 김성태 아닌가"라며 "당을 수습해 가려면 모든 사람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이 필요한데 계파 분쟁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원내대표를 수행하면 이 당이 혹시 잘못 갈 수 있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준비위 면면을 보면 김성태 원내대표와 가까운 분들로 형성되어 있어 비대위원장도 '김성태 아바타'격인 비대위원장이 오지 않을까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안상수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우선은 지켜보자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김 권한대행이 출범시킨 비대위 준비위도 당분간은 추진 동력을 얻을 전망이다. 그러나 비대위의 권한과 범위를 놓고 당내 계파 간 알력 다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혁신비대위원장에게 한국당을 살려낼 칼을 주고, 그 칼은 2020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비대위에 전권을 줘야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책임론'을 우려하는 친박계와 중진 의원 등은 비대위가 전당대회로 가기 위한 제한적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비대위 준비위원장을 맡은 3선의 안상수 의원은 이날 준비위의 자격을 놓고 당내 반발에 있는 것에 대해 "저희는 임의기구로서 구성에 관련해 여러 말이 있지만 그건 크게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건 아니"라며 "나름의 기준과 평가를 해서 이것을 결정기관에 제시하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결정은 의원총회을 비롯한 여러 회의를 통해서 소상히 소통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절차를 거친다. 결국 전국위원회에서 그야말로 투표를 통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