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피해 커지는 데…국회서 잠자는 '가상통화'관련 법안

[the300]최종구 "특정금융거래정보법 국회 통과 힘쓰겠다"


최근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 대한 해킹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거래소 보안이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이 가상통화 거래소 보안수준 등을 직접 관리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를 논의할 국회는 상임위 원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2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가상통화 관련 주요 법안은 4개다. 가장 최근에 발의된 것은 지난 3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가상통화 취급업소를 '금융회사 등'에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가상통화 취급업소가 보관, 관리, 알선 등을 위해 가상통화를 금융자산과 교환하는 거래 등을 의무부과 대상거래(금융거래 등에 포함)로 규정함으로써 금융회사 수준으로 관리하자는게 주요 골자다.

같은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해 7월 가상통화를 금융상품으로 보고 거래소 인가제를 실시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자는 내용의 지난해 7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태옥 무소속 의원은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한 인가와 투자자 보호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가상화폐업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가상통화에 대한 정의와 거래소 등록, 이용자 보호 등의 내용을 담은 '암호통화 거래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모두 가상통화 거래소가 금융위의 인가를 받거나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이를 논의할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해 3월을 끝으로 법안심사소위원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가상통화가 한창 논란이 됐을 때와 달리 가상통화 거품이 꺼지고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지자 사실상 논의를 중단한 것이다.

여기에 상반기 국회가 종료되면서 하반기 국회에 대한 원구성이 늦어지고 있어 사실상 상임위원회를 열고 싶어도 열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가상통화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에 앞서 정부가 가상통화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어서 국회가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통화에 대한 정의와 가상통화를 제도권안으로 편입시킬지 여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아직도 정리되지 못한 측면도 작용했다는 얘기다. 지난 1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를 폐쇄를 목표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정부의 가상통화에 대한 입장은 '부정적'이었다.

지난 1월15일 금융감독원도 "가상통화는 법정화폐가 아니며, 어느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행위, 투기적 수요, 국내외 규제환경 변화 등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상 통화 채굴, 투자, 매매 등 일련의 행위는 ‘자기 책임하에’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가상통화의 제도권 편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공표하고 '자기책임하에'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권고한 것이다. 

그러나 거래소 해킹 사태를 계기로 가상통화 제도권 편입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20일 "가상통화 취급업소 스스로가 거래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만들고 거래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도록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빠른 시일 내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금법 개정안에는 취급업소가 정보통신망법상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토록 하는 규정이 있다"며 "또 금융회사가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해 고객 예치금을 분리보관하는지를 확인토록 하는 내용이 있다. 우선적으로 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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