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약에 긁은 카드 결제일 임박…해법은 지방분권

[the300][런치리포트-포스트 6·13, 지방분권 해법]②한정된 지방예산 두고 '여여싸움'…"지방분권으로 예산 파이 늘리자"

신용카드를 긁어놓고 결제일을 기다리는 상황. 6·13 지방선거 17개 전국 시도지사 광역단체장 당선인들과 정부·여당이 함께 겪는 고민이다.·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일제히 각 지역구에서 해당 지역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자치분권 강화 정책을 내세웠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 이제 약속을 지킬 일만 남았다.

당 입장에서도 고민이다. 결제해야 할 신용카드가 여러 장이다. 보유한 현금엔 한계가 있다. 어떤 카드는 연체될 수밖에 없다. 한정된 지방예산을 두고 각 지자체들은 먼저 예산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지난 15일 민주당 시도지사 당선자 ‘국민과의 약속’ 선포식에선 뼈있는 말들이 오갔다. 지도부와 당 소속 당선인 14명이 모인 자리였다. 

김영록 전남지사 당선인이 총대를 멨다. 김 당선인은 “가장 멀리서 온 사람이 가장 끝에 앉았지만 이 서러움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중앙에서 행정정치할 때 서울·경기부터 챙기는 게 아닌지 생각했는데… ”라고 말했다. 송하진 전북지사 당선인도 동의했다.

지방자치분권이 현실화돼 중앙정부 예산이 상당 부분 지방으로 이전된다면 집안 싸움은 줄어들 수 있다. 지방분권은 결국 재정분권이다. 예산, 즉 ‘돈’을 쓰는 주체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이동하는 문제다. 세입·세출을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주민 생활에 맞춰진 행정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일부 광역단체 당선인들은 이번 선거에서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기존 8:2에서 6:4로 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이고 국정과제에도 있다.

여당은 지방세 비율을 단기적으론 30%, 장기적으로 40%까지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공식출범 예정인 지방공약실천TF(태스크포스)에서 다룰 핵심 의제 중 하나다. 지자체들은 국세·지방세 비율 7:3 방안을 받아들이려면 국세 약 20조원을 지방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고보조금 등 다른 사업 세목을 전환하는 게 아닌 순증액을 기대한다. 

전국 17개 시도지사 협력체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회 관계자는 “지방 소규모 복지 사업들을 통폐합해 포괄보조금화하는 식으로 자율성을 높이는 게 재정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라며 “지방세와 교부금, 국고보조금 등 3개를 지방정부에서 확보해야 지방분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3월 26일 발의한 개헌안에 관련 내용을 포함시켜 정책 의지를 보였다.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자치세 종목·세율·징수방법 관련 조례를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세 조례주의를 담았다.

당정청은 자치분권 도입을 위해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는 정책예산으로 지방정부를 지원하겠다”며 “당정은 이미 국세와 지방세 조정을 통한 지방재정 확충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앙정부, 특히 예산권을 손에 뒨 기획재정부가 ‘양보’할 지는 미지수다. 중앙정부 살림살이도 빠듯한데다 확장적 재정정책까지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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