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끝나고' 삼엄함 사라진 싱가포르…"It's over"

[the300]김정은 숙소 여전히 경계심 남아…카펠라호텔은 14일부터 정상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12일 묵었던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 17층 스위트룸 앞/사진=김영선 기자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13일(현지시간) 싱가포르는 간만에 일상으로 돌아간듯한 모습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묵었던 샹그릴라호텔, 인근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머문 세인트레지스호텔, 회담이 열린 센토사 섬의 카펠라호텔까지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경찰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호텔 주변을 가로막던 펜스도 모두 철거됐다.

교통체증도 사라졌다. 전날 한 택시 운전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가 유별나다"며 "교통체증이 심해졌다"고 했는데 그의 바람대로 트럼프는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고 아웃' 했다.

호텔 진입도 한결 수월해졌다. 샹그릴라호텔은 그동안 막았던 밸리윙으로 가는 길목을 열었다. 트럼프가 묵은 17층 스위트룸은 정리가 한창이었다. 입구 안쪽 벽면엔 공구가방이 여러개 나열돼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12일 묵었던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 17층 스위트룸 문의 메모/사진=김영선 기자
방문엔 "'핼리버튼들'(Haliburtons)'이 방안에 있으니 벨을 누르세요"라는 메모가 붙어있었다. '핼리버튼들'로 추정되는 두 명의 남성들은 "사진은 그만 찍으세요(no picture)"라며 "이제 다 끝났습니다.(It's over ma'am)"라고 말했다.

택시들조차 "들어갈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던 세인트레지스호텔도 방문객들을 흔쾌히 맞았다. 호텔 내부를 가리기 위해 입구를 둘러싸고 있던 수십개의 화분도 치웠다. 소지품을 검사하던 엑스레이 검색대도 사라졌다.

다만 얼굴이 알려진 기자들에 대해선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정상회담 당일까지 세인트레지스호텔은 객실을 잡았던 기자들까지도 출입을 제한했었다.

두 정상들이 떠난 자리는 얼추 마무리가 됐지만 정상들이 만났던 자리는 여전히 '출입금지'다. 카펠라호텔 측은 입구로 들어가려던 기자에게 두 손으로 '엑스(X)' 표시를 하며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still close)"고 했다. 카펠라호텔은 14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고 한다.

함께 갔던 택시 기사마저 "정상회담이 어제 이미 끝났는데 왜 아직 닫은 것이냐"고 거들었지만, 호텔 관계자는 거듭 두 손으로 'X'자 표시를 반복해 보였다.

정상회담은 끝났지만 싱가포르 내 '특별행사구역'은 14일까지다. 이틀로 늘어날 듯했던 정상회담이 예상외로 하루만에 끝나면서 '특별행사구역' 지정도 무색해졌다. 거리엔 '특별행사구역'을 알리는 플래카드만이 덩그러니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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