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훈련 너무 비싸고 북한에 도발적" 속뜻은

[the300]①주한미군 집으로? '혹시나' ②연합훈련 조건부 축소 가능

【서울=뉴시스】 13일 주요 신문들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첫 만남을 1면 사진과 함께 큰 비중을 보도했다. 정전협정 이후 첫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일·러 주변 4강의 외교 시계는 숨 가쁘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8.06.13.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 가능성,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했다. 북미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심심찮게 불거진 문제이지만 회담을 마친 뒤 미 대통령의 발언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 받는다. 자칫 남한의 안보공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현재 남한에 3만2000명이 있는 우리 군인들을 집에 돌려보내고 싶다. 어떤 시점에는, 그러길 바란다는 거다. 당장은 아니다."

[의미] 트럼프 대통령은 그 비용이 불편하고, 반면 참모들은 주한미군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핵심이자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력의 '린치핀'이다. 이에 주한미군 철수 발언은 임박한 문제는 아닐 수 있다.

보다 가깝게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축소나 중단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한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멈추는 것이냐'는 질문에 길게 답변했다. 훈련 비용과 북한의 입장 두 가지를 이유로 중단을 시사했다. 첫째 비용이다. 

▷"오랜기간 한국과 훈련해 왔다. 그걸 '워게임'(전쟁연습·모의전쟁)이라 부르겠다. 엄청나게 비싸다. 우리가 거기 쓰는 비용이 놀랍다. 한국도 부담하지만, 100%는 아니다. 우리가 그들(남한)과 대화해야 하는 주제다. 군사비 지출과 무역도 얘기해야 한다. 워게임은 아주 비싸다. 우리가 그 대부분을 지출한다. 폭격기가 괌에서 (한국으로) 간다. 

처음 (임기를) 시작했을 때 말했다. 
'트럼프= 폭격기가 어디서 오나. 
답변= 괌입니다, 근처죠.
트럼프= 좋네, 가깝다니. 근처라는 게 어딘가.
답변= 6시간 반(거리)입니다.'

6시간 반이라니, 이렇게 큰 비행기가 한국까지 훈련하러 가고, 폭탄을 떨어뜨리고 괌으로 돌아오기에 긴 시간이다. 내가 항공기에 대해 많이 아는데, 아주 비싼 것이고 나는 그게 싫다."

[의미] 괌 출발을 콕 찍어 얘기한 것은 배경이 있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미 전략자산이 상당수 배치돼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죽음의 백조’로 알려진 B1-B 전략폭격기는 괌에서 출발, 한국에 도착해 한 차례 전개하는 데 30억∼50억 원이 소요된다. 1개 항공모함 강습단이 한 차례 한반도에 출동, 훈련하면서 군사력을 보이는 데 최소 400억∼500억 원이 든다고 한다. 

최근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한반도에 전개되는 전략자산의 비용을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대로다. 우리 측은 비용절감이나 추가부담에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12일 한미연합훈련 관련 싱가포르 기자회견 발언록/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두번째 이유는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하는데 거기에 대고 군사훈련을 할 수 없다는 취지다.
 
▷"아주 도발적인(very provocative) 것이다. 아주 포괄적이고 완전한 딜을 협상하는 상황에서 워게임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의미] 트럼프 대통령의 뜻은 무조건 중단이 아닌, 조건부 훈련 중단으로 보인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선의의 협상을 하는 한, '워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후속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한미 훈련 중단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후속협상이란 4개항의 합의문이 보여준다. 북미간 새로운 관계 즉 수교 등 관계정상화 협상, 또 전쟁포로나 실종자 유해의 송환 협상 등을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비핵화 협상도 고위급 후속회담 등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이와 관련, 북한 매체는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선의의 대화'를 하는 동안 한미 군사훈련이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전망] 당장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여부와, 개최시 그 규모가 주목된다. UFG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한미 연합군의 작전 협조 절차를 숙지하기 위해 실시하는 훈련이다. 실제 야외 기동이 없는 군사지휘소연습이다. 병력과 장비 투입을 최소화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전쟁연습(war game) 형식으로 진행된다.

해마다 2월 말부터 4월까지는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이 열린다. 키 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은 전면전 발발 시 한반도 방어와 미군 증원 연습을 위해 실시한다. 키 리졸브는 모의 지휘소 훈련, 독수리 연습은 병력이 실제로 움직이는 야외 기동훈련이다. 육해공이 참여하는 입체작전으로 2002년부터 키 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이 통합 실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들은 워싱턴과 펜타곤(국방부)에도 혼란을 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군사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도 불구하고 한미 연합훈련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비상상황시 미군이 한반도에 빠르게 전개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도 한미연합훈련이 영향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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