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완전환 비핵화 '긴 시간' 필요 … 시작은 '아주 빨리'"

[the300]남겨진 비핵화 절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마치고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서명을 한 뒤 떠나기 전에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대할 뜻도 밝혔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완전한 비핵화엔 상당히 오랜 시간(long time)이 걸릴 것” “시작을 아주 빨리'(very quickly) 할 것”

6.12 북미정상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관련 한 말이다. 북미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문에 명시하면서도 비핵화 단계와 시기를 적지 못했다. 자연스레 구체적 타임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이 문제는 대단히 복잡해서 그저 '자, 핵 버리자' 하고 간단히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상당한 시간(period of time)이 걸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에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작을 '아주 빨리'(very quickly)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에드윈 퓰러 해리티지 재단 회장도 지난달 머니투데이 키플랫폼에 참석,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관련 “긴 여정(long journey)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에게 많은 시간이 주어진 것은 아니다. 양국 신뢰 구축과 관계 정상화에 맞춰 비핵화가 가시화될 수 있다. 양국 정상이 이미 비핵화가 실행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과정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실제 북한은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다. 핵 동결 준비 단계를 지난 셈이다. 풍계리 핵 시설도 폭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귀국 중인데, 그도 도착하는 대로 (미국과 약속한) 프로세스를 시작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귀국 후 첫 작업은 미사일 관련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도 합의문에 포함시켰다"며 "모든 미사일과 핵실험장을 폐기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 도착 직후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한다면 트럼프의 구상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또 미국을 향한 핵 위협이 사라지는 셈이다. 핵 시설 신고와 폐쇄, 핵폭탄 중단, 과거 핵 반출과 폐기 등은 위협을 없앤 뒤 진행할 비핵화 과정이다.

시간이 필요한 과정은 검증인데 두 사람은 이 문제도 협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검증 방법에 대해 논의를 했다"며 "검증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 할 것이고, 검증은 미국과 북한이 함께'(combination of both) 구성하기로 김 위원장과 대화했다"고 밝혔다. 회담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3개월 간 10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범정부 그룹이 매주 수차례 만나 북한 비핵화 관련 기술적 문제를 고심해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타임테이블을 앞당기기 위해선 남·북·미가 공조하는 가운데 한국정부의 역할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비핵화 프로세스가 상당히 빠른 시일내에 시작하면 사찰과 검증, 일부 폐기도 가능한데 한국의 역할이 커졌다"며 "북한과 미국이 아직 서로를 못 믿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일종의 보증인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문보다 강력했던 9.19 공동성명은 성공하지 못했다. 북한은 9.19 공동성명에서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한다"고도 약속했다. 문구만으로 보면 이번 북미정상회담 합의문보다 강한 수준이다.

그러나 공동성명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2005년 9월20일 미국은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을 북한의 '우선적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목했다. 북한도 10월18일 "미국의 대조선 제재를 선전포고를 간주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결국 9.19 공동성명 1년 후 북한은 1차 핵실험(2006년 10월9일)을 감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신뢰’와 ‘과거’ 등을 강조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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