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황스럽다. 이렇게까지 포괄적일 줄은 몰랐다."
국내 북한 문제·통일 전문가들은 12일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북미 정상 간 합의문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던 비핵화 를 검증하는 방법이나 체제 보장의 구체적인 방식이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는 평가다. 기대에 비해 4·27 판문점선언보다도 발전된 비핵화 합의가 나타나 있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측이 이어갈 후속 고위급 회담 등 부수회담에 기대를 걸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장인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 △4·27 판문점선언 재확인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 △전쟁 포로(POW) 송환과 실종자(MIA) 유해 발굴 등을 약속한다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양국 정상은 합의문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고위 관리가 이끄는 후속 협상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개최한다"고도 약속했다.
이 같은 합의문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비핵화와 체제 보장 등 북미가 서로 협상해오던 주요 의제의 해결 방법에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북미 간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CVIG(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 가능성 등 최대한의 논의를 했지만 의견 조율 과정에서 완전한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뜻을 모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합의문의 네 개 조항 중 어떤 것도 구체적인 것이 없다"며 "판문점선언에도 있는 종전선언조차 들어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보다는 오히려 북한의 요구사항을 더 받아준 합의문이라고도 평가했다. 핵 반출과 폐기 등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를 강조해 왔던 미국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이번 합의문 내용이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를 담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금 합의문 내용만 보면 오히려 북한 쪽 요구사항을 더 반영한 듯하다"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미국에 돌아가 지지를 받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첫 술에 배부르냐"는 지적도 나왔다.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가지 않은 대신 고위급 회담을 합의문에 부수 조항으로 언급하면서 공을 폼페이오 장관 등 고위급 회담 실무진에게 떠넘겼다는 분석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세스(과정)'를 강조하며 몇 차례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한 만큼 초안을 그린 것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첫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포괄적인 문구로 새로운 북미관계와 항구적 평화 체제 등에 대해 포괄적 합의를 하고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을 것"이라며 "그밖의 내용들을 추후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만들어지면 그 때 다시 정상회담을 열어 구체화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헌정사 최악의 참패 尹, 어디서부터 꼬였나
- 2낙선 후유증 앓는 21대 국회…마지막 과제 '연금개혁' 매듭지을까
- 3연금개혁 두고 격론..."기금 고갈 안돼" vs "미래세대 부담 줄여야"
- 4'보수의 메시아' 한동훈, 치명상 입고 퇴장…2년 뒤 지방선거 등판?
- 5박철희 외교원장 "미일 안보협력 우려? 자신감 부족 때문"
- 6'尹 27년 후배' 김재섭, 도봉에 붉은 깃발 어떻게 꽂았나
- 7'새미래' 유일 당선 김종민 "민주개혁 세력 힘 합쳐 민심 따라야"
- 8외교부, 정재호 주중대사 '갑질 의혹'에 "현지조사 착수 아직"
- 9한동훈 떠난 '무주공산' 與당권, 수도권? 영남?...30대 김재섭도 거론
- 10[영상]총 쏘듯 전투기 쏘자 3초만에 솟구쳤다…'탑건' 속 그 핵항모의 위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