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文정부 '운전자 외교론' 본격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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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북한·중국·러시아 3국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6·12 북미 정상회담이 직접적인 계기다. 북한과 중국은 이미 2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혈맹관계를 과시했다. 여기에 북러·중러 간 '신밀월'이 가세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조러(북-러) 최고 영도자(지도자) 사이의 상봉 실현에 합의를 봤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도 가속화 하고 있다. 지난 3일 브릭스(BRICs) 외무장관 회의가 열린 남아공에서 양국 장관은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장기적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공헌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싱가포르에서는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이 열렸다.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만난 것인데 북한 문제와 지역 안보상황, 3국 안보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미일 국방장관이 발표한 공동보도문에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희망하며 3국의 안보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의제가 될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은  미·중·일·러의 지지와 지원이 있어야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구도가 뚜렷해지면서 자칫 동북아 신냉전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과정에서 생생하게 경험했다. 한미 양국이 2016년 7월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을 발표하자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안보이익을 훼손한다"며 즉각 반응했다. 양국 모두 공식성명으로 비판했다. 중국은 한국·미국 대사를 불러 강력 항의했고 중국 내 한국기업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한미일 대 북중러' 3각 공조는 한반도 정세에 따라 출렁거린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우리 정부가 줄곧 주장해 온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 정부는 동북아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에 관심을 보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2년 유엔총회연설에서 '동북아 평화협의회'를 제안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동북아 다자안보대화를 외교정책의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다자안보대화를 강조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자문기관으로 '동북아시대위원회'를 설치하면서 안보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방법과 수단을 모색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동북아 안보지형 재편은 불가피하다. 동북아를 다자안보와 협력의 틀로 이끌수 있는 핵심 열쇠를 남과 북이 가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운전자 외교론'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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