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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주도한 김정은= '핵'에서 '경제'로의 전략노선 변경은 김 위원장의 철저한 계산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2016년 발간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문제'라는 책을 볼 때, 북한은 (당시부터) 핵미사일 고도화에 '올인'하면서도 향후 대화·협상 국면을 염두에 두고 비핵화에 따른 체제안전보장을 논리적으로 준비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북미협상 '판'을 김 위원장이 주도했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실제 지난해 말까지 핵·미사일 개발에 주도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벌이다 올해 신년사부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전면 전환을 시도했다. 북미정상회담 본게임에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핵을 통한 경제성장’이란 새로운 판을 만들려는 김 위원장의 계획은 일단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간) 타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와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제' 목적 위한 유연한 행보= 김 위원장은 그러나 결코 마지막 순간까지 '핵'이란 지렛대를 버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목표가 평화체제 추구보다 자국의 '경제 번영'에 맞춰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핵'은 북한을 현재의 경제적 고립에서 건져내고 '사회주의경제 건설'이라는 새로운 전략노선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지렛대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원하는 '체제안전 보장'의 조건을 마지막 순간까지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위원장의 행보는 과거 북한 지도자와 다르다. 우선 김 위원장은 '은둔의 지도자'란 꼬리표를 떼고 정상국가의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 보인 그의 외교적 제스처는 전세계에 방영됐다. 그의 이미지는 바뀌었고 북미 협상 과정에서 유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파격'은 대내적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4월 눈물을 흘리는 김 위원장의 영상을 만들어 말단 간부들에게 상영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핵 폐기와 경제개혁 등 노선 변화를 설득하기 위해 감성적인 접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독재자냐 혁명가냐= 그의 파격 행보만 보고 정체성을 하나로 규정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 김 위원장은 경제개발을 꾀하는 지도자이자 1인 지배체제 속 권력을 유지하려는 독재자다. 다만 김 위원장이 개혁 개방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북미정상회담과 이후 개혁 개방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의 설득해 내느냐에 그의 지도력이 달려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얼마나 당당한 외교적 역량과 통치력을 보이는지가 내부 설득에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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