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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패싱' 올해 '질책'..위축된 김동연

[the300]文 "최저임금 인상 긍정효과가 90%..혁신성장 비전 안 보여"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2018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8.05.31.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당·정·청이 함께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며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이 있다면 그에 대한 보완대책을 강구하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고용근로자들의 근로소득 증가와 격차완화, 그리고 중산층 가구의 소득증가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라며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할 때 우리가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로 인해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이 줄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소득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일 수 있다"며 "정부는 그에 대한 보완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 밝혔다.

마무리발언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을 고수한다는 점을 보다 명확히 했다. 문 대통령은 "1분기 가계소득 감소가 아프다. 당연히 대책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를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라거나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때문이라는 진단이 성급히 나오고 이에 대해 정부가 잘 대응을 못한다는 생각"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며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를 자신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5시간가량 직접 주재한 회의에서 최근 논란이 된 경제정책 방향에 가르마를 확실히 탔다. 앞서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음에도 1분기 소득하위 20% 가구의 가계소득이 오히려 감소했다. 이에 상위가구와 격차가 벌어졌단 통계가 정부를 뒤흔들었다. 문 대통령은 29일 긴급히 비공개로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를 소집해 지표분석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의 알맹이라 할 수 있는 최저임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9일, 31일 등 연이은 논의 결과는 김 부총리의 '판정패'다. 문 대통령은 정책의 부작용을 보완하면 되는 것이지,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을 흔들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김동연'으로 상징된 속도조절론이 자리를 잃었다. 김 부총리는 자신의 영역 격인 혁신성장에서도 문 대통령의 질책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1년이 지나도록 혁신성장에선 아직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에서 더욱 분발해 주시고, 더욱 규제혁파에도 속도를 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세 축은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이다. 명목상 김 부총리가 모두 관장하지만 사실상 △소득주도성장은 장하성 정책실장-홍장표 경제수석 등 청와대 참모라인 △공정경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혁신성장은 김 부총리 식으로 맡겨져 왔다.

이는 지난해 7월, 문재인정부 첫 국가재정전략회의 당시 여당이 증세 이슈를 주도하고 김 부총리는 '패싱' 논란이 일었던 것과 오버랩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회의에서 고소득자 증세를 제기했다. 김 부총리는 평소 증세가 지론이 아닌데도 이에 대해 별 말이 없었다고 알려졌다. 이게 '패싱'으로 명명됐다. 김 부총리는 며칠 뒤 "오히려 발언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자제했는데 그렇게 알려진 것은 유감"이라 해명했다. 그래도 패싱은 사실로 굳어졌다.

올들어 김 부총리에게 힘을 실리는 듯했다. 문 대통령은 매달 김 부총리부터 경제분야 정례보고를 받는다. 하지만 '소득'이란 화두에서도 김 부총리가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책 전반에서 김 부총리의 입지가 좁아지고 혁신성장 관리로 역할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성장에 더욱 분발하도록 독려했지만 뾰족한 돌파구를 못 찾으면 '성과가 없다'는 논란은 내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장하성 실장과 김 부총리간 힘겨루기에서 연거푸 장 실장이 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올해에도 3%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강조했다. 적극 재정의 대상분야로는 일자리, 국민안전, 환경, 혁신성장을 위한 창업, 중소기업 지원, 보건복지, 국가균형발전 등을 언급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준비, 저출산 고령화 대책, 강도높은 재정개혁도 당부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에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대화 하고 있다. 2018.05.29. amin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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