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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 /사진=이동훈 기자 |
정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20대 전반기 국회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헌정사상 초유의 국가위기 상황에서도 우리 국회는 헌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탄핵안을 처리했다"며 "헌정의 중단과 국정공백 없이 새정부 출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우리 국회가 들불처럼 일어선 민심을 헤아린 결과이자 입법부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재확인한 계기"라고 자평했다.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역할을 수행한 정 의장은 이날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동안의 소회를 풀어냈다.
그는 "의장에 취임하면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가 되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임기를 마무리하는 지금 그 다짐을 모두 실현해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정 의장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어왔다는 사실만큼은 감히 자부할 수 있다"며 그간의 성과를 정리했다.
△국회 청소근로자 직접 고용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회 발족 △불체포특권 남용 막을 제도적 장치 마련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무분별한 증인채택 관행 개선 △피감기관 지원받는 의원 국외출장 원칙적 금지 등이 그가 꼽은 성과였다.
정 의장은 또 "다당체제가 된 20대 국회의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며 "의장-원내 교섭단체 대표와의 회동을 정례화해 소통으로 현안문제 해결에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도 남았다. 그는 임기 내내 추진했던 헌법개정이 불발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정 의장은 "1년 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개헌과 분권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정파의 이해라는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며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대결적 정치문화를 청산하고 다당체제에 걸맞은 협치 모델을 확립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6월 개헌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지난 1년반 동안 축적한 개헌 논의와 새 헌법에 대한 범국민적 요구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내일을 여는 커다란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의장은 국회의 미래에 대해서도 전망했다. 그는 "오늘 국회미래연구원이 첫 걸음을 내딛는다"며 "국내외 싱크탱크와의 긴밀한 협력과 선의의 경쟁 속에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임기 동안 의회외교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초당적 의회외교의 문화를 잘 살려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되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두발언을 마무리하면서 정 의장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평의원으로 돌아가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의회주의자, 품격 있는 정치인으로 역사 앞에 당당히 살아갈 것"이라며 "지난 2년 간의 작은 발자취가 후대에 유의미한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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