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공유경제, 이제는 주차장이다!

[the300][이주의법안]①금태섭 민주당 의원 발의 '공유주차장 지원법'…유휴 주차장 개방시 국가·지자체가 시설·운영비 지원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 제안한 '공유경제'는 10년 세월 동안 많은 변화를 만들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인터넷 기술의 발달은 합리적 소비 생활의 기반을 만들었다. 저성장, 취업난, 가계소득 저하 등을 풀어낼 실마리도 찾는다.

'나눠쓴다'는 인식의 확대는 세상을 바꾼다. 자동차, 빈방, 부동산을 공유한다. 경기 침체를 막는 한편 환경 오염을 줄인다. 경제정책이자 사회 운동이다. 대량생산·대량소비 자본주의의 발전방향이고 소유자 뿐 아니라 이용자와 중개자까지 이익을 얻는 사회모델이다.

이제 주차장도 나눠쓴다. 수원시는 구도심의 교회들과 협약을 통해 예배시간 이외에 주민들에게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공영주차장 설치에 들어갈 수백억 원의 예산을 교회와 함께 절감한 셈이다. 집과 가게 앞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나눠쓰는 사업도 여러 곳에서 개시됐다. 주차장을 배정받은 이가 출근이나 외출을 해 비는 시간을 시스템에 등록하면 필요한 운전자가 주차할 수 있다. 주차장을 제공하는 사람은 이용료의 절반을 돌려받을 뿐 아니라 다른 주차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주차요금 절약은 이같은 '나눔주차제' 이용자들에게 주어지는 덤이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야간 주택가 인근 부설주차장 개방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건물주에게 차단기, CCTV(폐쇄회로TV), 주차장 도색, 포장 등 주차시설비를 지원한다. 건물주는 주차요금도 징수할 수 있다. 그 대신 5면 이상의 주차장을 2년 이상 공유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이 사업을 통해 서울 전역에 9710면의 주차장이 공유됐다.

학교주차장 개방도 활발하다. 야간에 학교를 개방해 지역주민들이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사업이다. 학교는 주차요금 수입을 얻는다. 공유 주차장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도 요즘 운전자들에겐 필수다. 약 30만 명이 수도권 및 광역시 대상 4만개의 주차장 정보를 통해 주차공간 공유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차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공유주차장 지원법'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러 도시 지역의 심각한 주차난은 이웃간 분쟁과 갈등을 만든다. 보행안전 위협, 긴급차량 통행 방해 등의 문제도 일으킨다. 하지만 주택밀집지역에서는 주차장을 설치하기 위한 부지를 구하기 어렵다. 부지가 있더라도 대규모 예산이 들어간다. 따라서 주차장 공유가 하나의 해법이라는 것이 금 의원의 주장이다.

법안은 낮 시간대 비어있는 아파트, 업무시간 후 상업시설, 야간·공휴일에 비어있는 공공기관·교회·학교 등의 주차장을 일반에게 개방하는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차장의 시설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반드시 필요한가?=서울시에 등록된 차량은 2014년 300만대를 넘겨 현재 312만대에 달한다. 이중 자가용 승용차만 252만대다. 주택가 주차 전쟁은 이미 옛말이다. 주차 시비로 인한 갈등은 차에 흠집을 내거나 부수고, 심지어 불을 지르는 이웃까지 만들어냈다. 공영주차장을 늘리려는 지자체의 노력은 1면당 수천만 원이 들어가는 예산 탓에 성과를 못내고 있다. 자동차 1대보다 주차장 1면이 더 비싸다.

◇이 법은 타당한가? = 주차장 확보와 예산절감이라는 2가지 문제 해결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지자체마다 다른 주차수요를 고려하면 모든 주차시설의 개방은 필요치 않다. 지자체 조례나 자체 사업으로도 충분히 추진할 수 있고 모든 학교나 공공기관의 주차장 개방은 불필요한 재정과 행정수요를 유발한다는 반론이 있다. 국가와 지자체가 주차장 개방에 대한 재정보조나 융자를 할 수 있는 법적 지지대를 만드는 정도가 최선의 입법방안이다.

◇이 법은 실행 가능한가? = 학교시설은 학생의 안전과 교육이 우선이다. 2012년 인천외고 운동장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나 2006년 광성초 후문 주차장에 발생한 교통사고로 여러 학생들이 다쳤다. 사고가 아니더라도 학교 내에 주차한 차량이 제시간에 출차하지 않아 학생들의 교육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공공기관들의 사정은 또 다르다. 2012년부터 정부 방침으로 공공기관 주차장이 개방됐다. 중앙부처 소속 710개와 공공기관 137개 편의시설을 개방했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개방과는 거리가 멀다. 법이 현실을 변화시키려면 지자체와 주차장 소유자·이용자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카셰어링(차량 공유)을 통해 출근하고 공 유오피스에서 일하며 옷이나 신발, 가방도 필요할 때 빌려 쓴다. 주차장 공유는 내 주차장을 빌려 주고 남의 주차장을 빌려 쓰는, 차량 운전자가 '주차장을 들고 다니는' 모델이다. 이용자가 주차장 개방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소유자가 주차 수입을 우선시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공유경제는 함께 쓰거나 물물교환을 하는 수준을 넘어 협력적 커뮤니티가 바탕이다. 미세먼지나 벌레와 싸울 각오를 하지 않으면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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