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정부의 일자리수석, 일요일 청와대에 나선 이유

[the300]경기·고용지표 논란에 마이크 잡아.."몇가지 이유로 부진해 보여"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8.05.20 18:25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2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재의 고용상황과 향후 예상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5.20. photo@newsis.com
청와대는 최근 고용지표가 악화됐다는 지적에 대해 20일 "일자리의 질 측면에서는 꾸준히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6월부터는 고용 여건이 본격 회복될 것"이라 해명했다.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가 수석비서관급 인사의 일요 간담회를 가진 건 이례적이다. 집권 2년차에 들어 정책, 특히 경제 분야에 대언론 소통 요구가 많았고 이를 일부 수용한 셈이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일자리정부라면서 고용지표는 좋지 않다는 따가운 눈총이 '일자리수석'을 불러 낸 이유다.

반 수석은 "취업자 수 증가 등 고용 통계는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여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은 누구보다도 가슴을 졸이는 사람은 바로 저"라고 말문을 열었다. 반 수석은 "고용지표가 부진해 보이는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중첩되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인구 요인,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는 통계적 측면, 반도체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 등을 꼽았다. 

인구 면에서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에 대해 "감소세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 연령대는 지난해 4월 해도 3만9000명이 늘었는데, 올해 4월에는 오히려 6만6000명이 줄었다. 반 수석은 "분모가 줄어들고 있으니까 분자를 늘리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했다. 

둘째, 통계적 요인은 전년대비라는 기준이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에 높았던 취업자 증가규모, 36만명이 증가했다"며 "이것이 금년 상반기 상대적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취업자 증가를 낮게 나타나게 하는 요인"이라 설명했다. 셋째는 반도체 수출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반면 고용창출력이 큰 자동차나 조선업은 구조조정 국면이다.

반 수석은 "따라서 보다 객관적으로 고용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실업률보다는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수'를 보여주는 고용률을 봐 달라"고 강조했다. 
2009년~2018년4월까지 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실업률 추이/ 자료= 청와대 제공

그러면서 일자리의 질 관련 "무엇보다도 상용직 근로자가 30만 내지 40만명의 규모로 증가하고 있고,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도 계획대로 진행되어 현재까지 11만명 이상의 정규직 전환 결정이 이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주의 부담 완화를 위해 시행 중인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이 지난주까지 196만명에 달하는 등 안착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런 점을 볼 때 6월부터는 "고용 여건이 본격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 수석은 중국 관광객의 회복 조짐, 청년일자리 대책 추경사업의 국회 통과시 본격적인 집행, 은행 및 공기업 채용의 본격화,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노동시간 단축 효과 등이 일자리 증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많은 일자리 증가 요인을 강조한 것은, 청와대가 일자리 지표에 그만큼 부담이 컸음을 보여준다. 단 노동시간 단축이 고용증대로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고, 중국발 관광객이 회복된다 해도 관련업계 고용증대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점 등은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활발하게 고용을 늘릴 만한 여건이 아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경기후퇴가 시작됐느냐, 여전히 경기회복 흐름에 있느냐를 두고 정부 내에서도 논쟁이 있을 정도다.

일자리수석의 브리핑이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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