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야기]트럼프 대통령 VS 뮬러 특검

[the3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인디애나 주 엘크하트에서 열린 공화당 선거집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인 3명의 인질들이 풀려났지만, 우리는 그들을 위해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이 큰 성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버트 뮬러 VS 도널드 트럼프’

 

최근 한국에 소개되는 미국발 뉴스의 대부분은 북미정상회담 관련이다. 하지만 사실 미국내 미디어가 전하는 소식은 다르다. 온통 ‘로버트 뮬러 특검’에 관한 뉴스 뿐이다. 그만큼 ‘뮬러 특검’의 파급력에 주목한다는 의미다.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짧게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워싱턴 정가의 관심은 오로지 ‘뮬러 특검’이다. 한국의 시선으로는 흥미롭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에선 가장 ‘핫한’ 이슈인 ‘뮬러 특검’ 얘기를 하고자 한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란 = 2016년 미국 대선 후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이 불거졌다. 러시아 기관과 관계자들이 미국 대선에 개입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를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힐러리 클린턴 캠페인에 타격을 줬고 이 과정에 트럼프 캠프측도 관여했다는 게 핵심이다. 냉전 시대부터 적국으로 간주돼온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이 확인되면 그 파급력은 상상할 수 없다. 미국시민이 공모했거나 협조했다면 반역죄 성립도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승리의 일등 공신 중 한명이자 트럼프 정부 첫 국가안보회의(NSA) 보좌관인 마이클 플린에게 공모 혐의가 제기됐다. 플린은 NSA 보좌관으로 임명받은 지 한 달도 못 된 지난해 2월 13일 사임했다. 플린 사임 몇 달 후 플린에 관한 수사를 이끌던 미 연방 수사국 (FBI)의 수장인 제임스 코미가 해임됐다. 이후 코미 국장은 자신의 해임이 플린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성 인사라는 주장을 펼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게 2017년 2월 14일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국장의 사적인 대화를 기록한 ‘코미 메모’이다. 이 메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에게 플린에 관한 연방수사국의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는 대화 내용을 기록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연방정부 어느 기관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수사권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월권을 행사한 것이 된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이 사건에 대한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었고 이에 힘입어 탄생한 게 ‘로버트 뮬러 특검’이다.

 

◇로버트 뮬러는 누구 = 로버트 뮬러는 2001년 아들 부시 대통령에게 FBI 국장에 임명이 돼 10년 임기를 다 채우고도 오바마 대통령이 연장을 요구해 2013년까지 2년 더 FBI 수장을 지냈다. 보수적인 공화당 인물로 분류되지만 민주·공화 양당에서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보통 특검은 법무부 장관의 권한으로 수사권자를 임명, 그 수사가 진행이 된다. 하지만 현재 미 법무장관인 제프 세션은 대선 때 트럼프 캠프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에 그 권한을 포기했다. 대신 부장관인 로드 로젠스타인이 로버트 뮬러를 임명했고 2017년 5월부터 특검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권자인 뮬러는 조사대상에게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고 본인의 수사팀을 꾸릴 수 있으며 선거 개입에 관한 연방범죄에 대한 기소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뮬러 특검의 대상은 = 미국 대선 직후인 2017년 1월 미국 정보기관들은 2016년 대선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을 했다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미연방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선 6개 상위 미 정보기관의 수장이 이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그들의 말을 종합하면 러시아 정부가 미국 민주당 본부인 민주당 전국 위원회(Democratic Natoinal Committee)를 해킹했다. 또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캠프 수장인 존 포데스타의 개인 이메일을 해킹해 그 내용을 폭로 전문 웹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제공하고, 미국 선거 시스템을 해킹하려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뮬러 특검’의 주요 수사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주요 주변 인물들과 러시안 정보원들 간의 연관여부 △ 트럼프 선거본부와 러시안 에이전트 간의 공모 여부 △제임스 코미 전 FBI국장 해임에 대한 위법 여부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주변 인물의 러시와 금융거래 여부 등으로 요약된다. 미국 언론 및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본인 및 아들, 사위,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2015년부터 러시안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관계를 갖고 있었고 선거기간 중에도 트럼프 캠프 수장인 폴 매나포트, 사위 제럴드 큐슈너,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 주요 인사들이 러시아 변호사와 로비스트 등 러시아 에이전트들을 접촉했었다고 밝혔다. 또 ‘코미 메모’의 존재로 코미의 해임이 ‘러시아 스캔들’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트럼프 일가와 러시안 사업가들 사이의 비즈니스 역사도 ‘러시아 스캔들’을 주목하게 한다.

 

◇뮬러 특검은 현재 = 뮬러는 특별 수사관으로 임명된 후 워싱턴 D.C.와 버지니아 동부지역구에서 법원과 독립된 대 배심원단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배심원단은 각각 수사대상에 대한 소환장 발부, 관련 문서 제출 요구, 선서 아래 증언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올해 2월까지 19명의 개인(러시아 국적자 13명, 미국시민 5명, 독일 국적자 1명)과 3곳의 러시아 기관에 범죄 혐의를 적용, 공개수사를 해오고 있다.


5명의 미국 시민 중 4명은 트럼프 선거본부장이었던 폴 매나포트와 그의 오랜 비즈니스 동반자이자 조수격인 릭 게이츠, 위에서 언급한 마이클 플린, 트럼프 캠프 외교자문위 패널 조지 파파도플로스이다. 이들중 매나포트를 뺀 3명이 유죄선고를 받았다. 또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공개수사로 전환 되진 않았지만 여러 혐의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과 최측근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다.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 소환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뉴욕타임즈는 ‘뮬러 특검’이 대통령을 소환해 심문하게 될 예상 질문까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과 트위터를 통해 강하게 부인하는 한편 본인의 변호인단을 보강하는 등 ‘뮬러 특검’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가장 오랜 친구이자,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인 검사 출신 전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를 변호인단에 합류시켰다.

 

◇뮬러 VS 트럼프 =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 스타일을 고려할 때 대면조사에 응하고 증언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줄리아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전임 대통령처럼 특권을 사용해 소환에 불응 할 수도 있고 소환에 응한다고 하더라도 수정헌법 5조에 의해 ‘묵비권’을 행사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변호인단도 소환에 불응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유할 것이 확실하다. 또


특검수사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장관과 뮬러 특검을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시간도 ‘뮬러 특검’의 편이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연방 상하원 다수당을 결정하는 2018년 미연방 중간선거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미 법무부는 주요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소나 조사를 피할 것을 검사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이에따라 수사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뮬러 특검’도 예외가 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뮬러 특검’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얻게 되는 셈이다. 중간선거 결과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정치적 환경은 지금과 또 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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