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어로수역·해양생태공동조사…군사회담이 '첫관문'

[the300]경제효과·수산자원 고갈 방지 '두마리 토끼'…한반도 해역 중국 영향력 배제 효과도


공동어로수역과 해양환경실태조사 등은 과거 정부에서도 추진됐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남북군사회담은 물론 실무협상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서해공동어로·동해입어 지난한 논의 =
남북공동어로 사업의 역사는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협중앙회가 추진한 사업으로 남측이 어선, 어구, 자재 등을 제공하고 북측은 어장과 선원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남과 북은 5차례 협상을 진행한다. 공동어로수역은 서해에서 시작해 동해까지 확장키로 했다. 그러나 북측이 선박 운영기금의 무상·선제공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중단됐다.

2000년 12월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는 북한이 '남북당국자간 어업 협력회담' 의제로 동해 입어를 공식 제의했다. 2001년 1월과 2002년 8월 등 제의는 이어졌지만 성과는 없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서해 공동어로와 동해입어 협상을 병행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2005년 6월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서해평화정책을 위한 수산협력실무회의 개최에 합의하면서 ‘서해공동어로수역 설정’이 주의제가 됐다. 이 논의 결과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다.

동해입어와 관련된 논의도 지속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당시 남측은 입어전 남북공동어장 조사 또는 시험조사를 실시해 입어대상 수역을 결정하고 입어료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북측은 공동어장 조사에 대해 북측 자료를 참고하되 필요시 입어과정에서 남측 시험 조사선을 조사하자고 주장했다. 양측의 입장이 조율되는 과정에서 남북관계가 경색됐고 논의는 중단됐다.

◇中…한반도 해역 황폐화 =
그사이 북한은 2004년부터 중국으로부터 입어료를 지불받고 중국어선의 북한 수역내 조업을 허용했다. 중국 어선이 북한 수역에서 조업을 시작하면서 어족자원은 급감했다. 2008년 2만5000톤에 달하던 오징어 어획량은 2010년 1만6000톤까지 줄었다. 조기와 꽃게의 황금어장으로 꼽히는 서해 NLL 인근 해역에서도 남북 대치 속 중국 불법조업어선들만 이 황금어장에서 어부지리의 이득을 챙겨왔다.

해양생태계는 황폐화됐다. KMI에 따르면 2016년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1972년(95만6276톤) 이후 44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생산량이 정점을 찍었던 1986년(173만t)과 비교하면 30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로인해 수십년 사이 어업기술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선 1척당 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는 곧바로 밥상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북한과 해양자원 공동개발에 착수하려고 하는 것은 '경제효과 증대'와 '수산자원 고갈방지'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다. 또 군사·외교·안보상의 직접 충돌을 피하면서 서해와 동해에서 커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남북군사회담이 첫관문 = 판문점합의에 따라 평화수역 지정 논의는 남북군사회담을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평화수역의 기준선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남북간 이견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7년 10.4정상 선언 직후 열린 제2차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도 공동어로수역의 기준을 어디로 둘 것인지 합의하지 못하면서 협상은 진전되지 못했다.

당시 남측은 NLL을 기준선으로 해 남북 등면적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자고 했다. 반면 북측은 새롭게 해상경계선(서해경비계선)을 제시하며 NLL과 서해경비계선 사이의 수역을 공동어로수역으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NLL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이 판문점선언에 '북방한계선'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쓴 점은 희망적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연평도를 방문해 "NLL은 기본 유지하는 게 전제"라면서서도 "북이 판문점 선언하면서 NLL을 그대로 썼고 북이 (NLL을) 인정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태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부는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하면서도 차분히 실무작업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겠지만, 장밋빛 환상은 가지지 않아야 한다"며 "공동수역 얘기도 과거에 (북측과) 잘 진행이 안 됐다. 먼저 국방장관 중심으로 저쪽(북측)이랑 군사회담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장관)이 큰 틀의 평화를 만드는 작업을 선행하고 그다음에 안전히 조업할 수 있게 하고 남북이 공동이익을 위해 공동수역을 만들고 수산협력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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